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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경수로 대북제공땐/남북교류 큰물꼬 기대/기술자립도 9%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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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경수로 대북제공땐/남북교류 큰물꼬 기대/기술자립도 9%선

입력
1994.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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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건설비 20억불… 한미일공동지원 가능성/「통일비용」절감효과도 전망 북한과 미국의 핵협상 결과 북한에 한국형 경수로를 제공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김영삼대통령이 15일 광복절기념식 경축사를 통해 『북한이 핵활동의 투명성을 보장한다면 북한의 경수로원전의 건설을 비롯한 평화적 핵에너지개발에 우리 자본과 기술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이의 실현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한국형 경수로발전소란 과연 어떤 것이며 남한이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으며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인가.

 이번 북미회담에서 합의된 경수로 지원방법여부에 따라 ▲북한의 개방 ▲남북한 인적교류 ▲경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향후 남북관계 진전가능성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남한방식의 경수로를 북한에 지원할 경우 이는 남북한간 분단 50년의 응어리를 풀어낼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수로란 원자로건설의 한 방식이다. 현재 전 세계의 원자로는 미국형 가압경수로·비등경수로가 있고 영국형 고온가스냉각로, 캐나다형 가압중수로, 소련식 흑연로등이 있다. 각 원자로의 형식은 핵연료와 감속재 냉각재등에 따라  구분되는데 현재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원자로는 흑연을 감속재로 사용하는 이른바 체르노빌형. 북한의 원자로는 미국형에 비해 방사능누출의 위험성이 큰 데다 핵무기에 사용될 수 있는 플루토늄추출이 쉽다는 점 때문에 서방으로부터 핵무기개발용이라는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다.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요구대로 물을 감속재로 사용하는 미국형 경수로로의 전환에 합의했다. 91년 말을 기준으로 4백20개에 달하는 세계 상업용원자로중 미국형은 3백27개로 가장 일반적인 경수로형 발전용원자로다. 미국형 경수로를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개량한 것이 한국형 경수로로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흑연감속원자로를 한국형 경수로로 전환할 경우 우라늄농축등의 기술을 서방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더 이상 독자적인 핵개발을 못하게 된다. 결국 북한은 서방에 핵투명성을 보장하는 대신 서방의 지원으로 발전시설을 갖춰 주도록 요청해 이에 합의한 것이다.

 이번 합의에 따른 대북한 경수로원자로 건설지원은 한·미·일 3국의 컨소시엄이 가장 가능성있는 방법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북한은 그동안 한국형경수로를 택할 경우 남한으로부터 기술예속을 당할 수 있고 러시아에서 익혀온 기술을 써먹을 수 없기때문에 러시아형 경수로를 고집했었는데 이번에 이 문제를 전적으로 미국에 일임함으로써 한국형 경수로의 채택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형 경수로에 대한 우리나라의 기술자립도는 93%로 국제수준급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형 경수로를 채택한 원전 1기의 건설에는 약 20억달러(1조6천억원)의 경비가 소요된다.

 미국과 한국정부가 한국형경수로 지원을 추진한 것은 남한의 기술 자재 인력이 북한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리 정부측 의도와 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북한 경수로지원경비중 일부를 한국측에 부담시킬 수 있다는 미국의 계산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결국 우리 정부는 비용이 들더라도 자연스럽게 남북한간 교류의 물꼬를 터 통일의 터전을 만들겠다는 의도이며 미국은 안전을 확보하면서 자금부담을 덜자는 계산이다. 북한에 세울 원전이 한국형 경수로로 채택되고 한국이 주도적으로 지원에 참여하게 되면 통일이 되거나 남북간의 경제교류가 활성화됐을 때 부담해야 할 에너지부문의 막대한 투자를 절감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부문으로의 협력확대가 더욱 가속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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