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들 수도하던 비경… 감로수에 홍진도 씻고 경북 봉화군 청량산은 예로부터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은둔자의 산이었다. 도로가 사방으로 열린 요즘도 서울에서 4∼5시간이나 걸린다. 이때문에 선인들은 이곳을 수도와 정진의 장소로 애용해 왔고 산속에는 아직도 그런 흔적들이 남아 있다.
우선 신라의 명필 김생이 이 산에 들어와 10년동안 공부하면서 특유의 필법을 깨쳤다는 김생굴이 있다. 비슷한 시대의 문장가 최치원이 젊은 시절 글을 닦았다는 치원암도 남아있다.
조선초에는 이황이 이곳에 자주 들러 산수를 즐기면서 스스로 청량산인으로 불렀다고 한다. 특히 이황은 이 산의 빼어난 풍광을 칭송한 청량산가를 만들기도 했다.
신기하게도 봉우리들은 내륙 깊숙이 있으면서도 모래와 자갈이 굳어진 수성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둥그렇게 돌아 앉아있는 암봉들이 저마다 이름을 갖고 있는데 대부분 조선조 서원의 창시자였던 주세붕이 정리했다고 전해온다.
이들 봉우리에는 모두 12개의 굴이 있다. 굴 속에 총명수, 감로수, 원효정등으로 불리는 차가운 샘물이 있는데다가 요새처럼 외부로부터 잘 가려져 있어 산에 들어온 수도자들은 한결같이 이 동굴들을 수도장소로 택했다.
산속에 있는 청량사는 신라 무왕3년(663년) 원효대사가 창건했고 이후 의상대사가 중건했다. 절의 현판은 고려 공민왕의 친필이다.
절 주위를 8개의 봉우리가 둘러서 호위하고 있는데 초저녁달이 이봉 저봉을 옮겨가는 모습도 청량산의 비경 가운데 하나다.
영동고속도로 원주IC―제천―단양―영주―봉화 코스가 정석이지만 체증을 피하려면 중부고속도로 음성IC나 증평IC로 빠져나와 괴산―단양―영주를 거쳐 봉화로 들어가는 것도 좋다.
<여행메모> ◆영주 소백산관광호텔(0572)34―3300∼5 ◆봉화 낙원장여관(0573)73―2351∼3 ◆청량산 민박은 이희조씨(0573)72―1488나 박낙봉씨(0573)72―1447 ◆텐트는 청량교 아래 설치. <김완석 여행칼럼니스트>김완석> 여행메모>
◎봉화식당 불고기/더덕장아찌·돌나물 곁들인 「진짜한우」일품(길과 맛)
영남의 관문 죽령을 넘어 봉화로 접어들면 봉화식당(0573―73―4343)이라는 훌륭한 불고기 전문음식점이 있다.
냉동하지 않은 진짜 한우를 양념해 재우는 것이 특색이다. 여기에 더덕장아찌 고추무침 돌나물 생미나리무침 상추쌈이 함께 나온다. 불고기 이외에 등심소금구이도 맛이 일품이다. 불고기가 1근에 1만2천원, 등심소금구이가 1근에 1만4천원.
죽령 바로 아래 풍기읍에 있는 서부냉면옥(0572―636―2457)의 한우생등심석쇠구이와 냉면도 이 지역에서는 잘 알려진 음식이다. 깔끔한 맛과 가정적인 분위기가 봉화식당의 특색이라면 서부냉면옥은 25년의 전통이 강점이다. 생등심석쇠구이가 1근에 1만4천원, 냉면이 1그릇에 3천5백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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