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이은 정치복권… 정국 맞물려 더 관심/“집권후반기 정치일정서 모종역할” 분석 서석재 전의원이 조만간 민자당 당무위원에 임명될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권관계자들은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끝을 흐리고 서전의원도 『아는 바 없다』고 비켜가고 있으나 내면의 분위기는 『서전의원의 당직임명에 특별한 장애요인은 없다』며 그의 컴백을 기정사실화하는 쪽이다.
때문에 민자당은 벌써부터 서전의원의 정치무대복귀가 의미하는 내용을 따져 보며 예상되는 여권진용의 역학관계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의 정치무대복귀는 개인적으로 법적사면에 이은 「정치적 복권」을 뜻하지만 보다 크게는 집권세력 내에서 그의 잠재적 위상과 역할을 넓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해 1월 「동해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의원직을 잃은 직후 민자당을 탈당했던 그가 1년 반만인 7월초 재입당절차를 밟은 수순에 유의하는 시각도 상당하다. 바꿔 말해 재입당 때 이미 당무위원등 일선에 나서는 스케줄이 대강 마련됐다는 것이며 7월중순 그와 최형우 내무장관 박관용 대통령비서실장 김덕룡의원등 민주계 4인 핵심회동이 계획됐던 점도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다.
아울러 지금까지 「서전의원 문제」를 김영삼대통령의 고유사항으로 돌리며 극도로 언급을 자제하던 여권인사들이 그의 정치적 신상을 입에 올린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는 김대통령이 내년 이후의 정치일정을 헤쳐 나갈 여권인맥을 구상하면서 그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반증으로 이해되는 까닭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의 등장이 여권세력판도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점치기란 쉽지 않다. 김대통령의 심중을 헤아리기 쉽지 않은데다 서전의원의 행보 자체가 향후 정국상황에 따라 여전히 유동적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가관측통들의 관심은 그의 당무위원 기용배경에 그치지 않고 있다. 한 여권소식통은 『현 정부출범 이래 내내 국외자 입장에 머물러온 그가 민자당 직책을 맡는다 해도 당장 전면에 나서기는 어렵겠지만 구심점을 잃어 가는 여권조직을 재정비하는데 있어 그의 역할이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여권은 내년 초 지자제선거를 대비하며 집권후반기를 담당할 여권진용을 새로 짜게 될 것』이라면서 『서전의원의 진정한 정치복권이 이뤄지는 것은 그 때가 될 것』이라고 말해 그의 쓰임새에 대한 대체적 윤곽이 그려져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서전의원은 좀처럼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며 신중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3월 일본 와세다대 객원연구원 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한 후 자신에게 쏠렸던 정치적 시선이 부담스러웠던 데다 본의아닌 구설수에 휘말려 한때 김대통령과의 관계가 미묘했던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한 측근은 『서전의원이 당무위원을 맡는다면 명실상부하게 정치적 재기의 기반을 마련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의 역할은 전적으로 대통령이 어떤 힘을 실어 주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한계를 지적했다.
그러나 재기형태가 어떠하든 상도동 장자그룹 1세대인 그의 정치복귀는 김대통령의 인사선택 폭을 그 만큼 넓히면서 동시에 한정된 인물그룹이 나눠온 여권내 세력균형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게 되리라는 분석이다. 서전의원의 복귀가 예상된 것임에도 불구, 정치권의 남다른 시선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최근 보선결과에서 일부 나타났듯 현 정부의 국정운영방식에 대한 비판이 점증함에 따라 지지기반에 일부 이상기류까지 감지되고 김대통령 특유의 정국카드가 기대되는 시점과 맞물린 서전의원의 등장은 갈수록 무성한 얘기를 낳고 있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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