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불 요구… 핵산업활력 기대 북한이 제네바 북미 3단계고위급회담에서 러시아형 경수로건설을 고집함으로써 러시아의 대북한원전건설지원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론적으로 러시아의 원전기술이나 과거 북한과의 핵분야협력등을 볼때 그 가능성은 충분히 있으나 국제적인 자금지원이 없는한 불가능하다.
이즈베스티야지는 이와관련, 지난 5일 시도렌코 러시아핵에너지공업부차관이 최근 로버트 갈루치미국무부차관보의 모스크바방문시 북한의 흑연감속가스냉각원자로 대신 경수로형 VVER원자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신문은 이 방안이 이미 몇달전에 논의된바 있으며 미국이 한국, 일본등과 토의해왔다고 전하면서 한국과 일본이 15억달러 정도를 지원할 경우 러시아가 맡을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구소련은 지난 85년 북한과 동력용 원자력발전소 4기를 건설한다는 협정을 체결한바 있다. 이 원자로는 VVER 440형 가압경수로로 1기에 전기출력은 44만㎾도였다. 이 협정에 따라 소련은 지난 86∼92년 장소를 물색, 함남 신포를 적지로 결정했으며 일부 건설장비를 나홋카에서 들여오기도 했다. 또 소련기술자들도 월3백∼4백달러씩을 받기로하고 원전건설에 필요한 각종 조사및 설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양국관계악화와 지난92년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거부등의 국제환경 변화에 따라 러시아는 기술자와 장비를 철수시켰다. 북한은 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 현재까지 상당액의 부채가 정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핵에너지공업부는 이 계획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외무부등에 주장하고 있다. 북한 역시 지난해 1월 공식문서를 통해 러시아에 원전협력재개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60년대부터 구소련 드부나핵연구센터등에 상당수의 과학자를 파견했다. 따라서 북한의 핵연구자들은 대부분 구소련에서 배워 미국이나 한국형원자로보다 러시아제에 더 익숙해 있다. VVER 440 경수로형원자로는 러시아가 자체개발한 제3세대원자로로 안전도가 높고 수명기간이 50∼60년에 이른다. 이 원자로는 길이 11m, 직경4.5m, 두께19㎝의 강철용기를 사용한다.
러시아의 현재 핵산업은 재정난으로 크게 침체돼 있어 북한에 원자로를 수출할 경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의 핵연료와 원전수출규모가 지난 92년 5억달러, 93년 10억달러였던 점을 감안해볼때 VVER 440의 기당 가격이 15억달러여서 이를 수출한다면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러시아는 미국이나 한국, 일본등이 재정지원만 하리라고는 보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원자로건설에 직접 참여하지 못할 경우 이 원자로에 필요한 3.5% 농축우라늄의 수출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러시아는 북미회담의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참여가능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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