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지위 등과 연관” 추측/양측 논의내용 함구로 일관○…당초 일정을 바꿔 주말인 6일과 7일을 쉬고 8일 회담을 재개한 북한과 미국은 주말동안 본국정부와 협의한 내용을 토대로 본격적인 절충에 들어갔다. 이날 회담성격이 논의보다는 절충에 가까웠던 것은 이미 지난 7월 회담과 5일 회담에서 양측의 입장과 제의가 충분히 제시됐고 이를 검토할 시간적 여유 또한 충분했기 때문.
이날 회담은 상오 10시께 레만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북한대표부에서 열렸다. 로버트 갈루치미수석대표등 미국대표단은 승용차편으로 대표부 영내까지 들어와 강석주북한수석대표의 인사를 받고 곧바로 회담장인 별채건물 문화회관에 입장, 회담에 들어갔다.
…양측 수석대표는 하오1시께 상오회담을 마친뒤 대표단 2∼3명만을 대동한채 시내음식점으로 직행, 오찬회동을 갖고 절충작업을 계속했다.
양측은 그러나 회담시작전은 물론 상오회담이 끝난뒤에도 논의내용과 전망을 묻는 질문에 함구로 일관했다.
○…북미회담은 세계적인 관심 속에서 진행되고 있으나 막상 회담진행 상황과 그날그날의 결과가 공개되지 않아 보도진들이 애를 태우는 상황이다.
미국은 회담결과를 한국 정부관계자부터 시작, 일본 중국 러시아 순으로 설명해주고 있으나 철저한 보안을 당부하고 있어 김삼훈핵대사도 한국기자들에게 양해를 구하면서 원론적인 수준정도만 설명하고 있다.
○…이번 회담의 최대관심은 북한원전의 경수로 전환 지원문제.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를 원치 않을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상되어 왔으나 북한의 태도가 강경해 다른 현안들의 진전도 더디다는 것.
북한은 경수로전환으로 발생할 제반손실의 비용보상과 경수로건설에 필요한6∼10년의 전력공급, 현재 건설중인 50및 2백급 흑연감속형 원전건설 중단에 대한 경제적 반대급부, 흑연감속형 원전의 건설비 보상등을 미국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갈루치대표와 허승주제네바대사, 김삼훈핵대사가 7일 저녁식사를 함께 한 사실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회동은 별 의미가 없는 단순한 식사모임이었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무엇인가 한미양국간에 경수로문제로 인해 새롭게 입장을 조율할 일이 생긴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회담의 분위기는 김일성 사망전인 지난 7월8일 회담때보다 전반적으로 냉랭하다. 양측은 7월회담때에는 우호적 분위기를 과시하고『회담이 생산적이고 유익했다』는 점을 수차 강조했는데 이번에는 실무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분위기다.
○…회담이 급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김정일이 아직 완전히 권력을 장악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이번 회담은 당초 핵문제의 해결 못지않게 김정일정권의 대외정책에 첫 시금석이라는 점에서 주목됐다. 관계자들은 『북한측이 이번 회담에서 자신있게 나오지 못하고 대응에 신축적이지 못한 점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김정일의 확고한 권력승계가 의문시되고 있다』고 말했다.【제네바=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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