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등 섬세함 요구… 여성에 적합 직업전선에서 「성(성)의 벽」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은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에서의 전공분야도 기존 상식에 따른 남녀의 구별이 무색해지고 있다. 국내 여자대학에서 처음으로 개설된 이화여대의 건축과는 이러한 시대흐름을 그대로 보여준다.
전통적으로 남성의 분야로 인식되었던 건축분야엔 의외로 여성이 도전해 볼 만한 분야가 많다. 건축학은 설계 구조 시공 설비 계획의장 역사이론 CAD(컴퓨터를 이용한 도면작성)등의 분야로 세분화되는데 건물내부설계와 건물전체의 뼈대를 짜는 구조설계등은 섬세함이 요구돼 여성에게 적합한 분야다.
특히 건물의 용도는 물론 바람의 방향, 주위 지형지물등 전반적인 환경을 고려해 건물의 세세한 면을 계획하고 건물의 내·외부적 미관을 연구하는 계획의장은 여성의 꼼꼼함과 미적감각이 더욱 빛을 볼 수 있다.
이화여대 건축과는 여기에 여성의 특성을 살리고 생활미술과 장식미술과등 타학과목과의 연계를 통해 실생활에 더욱 부합하고, 내부는 물론 건물전체의 조화와 예술성을 높이는 건축인테리어분야를 타 대학의 건축과와 특화시켜 강화해 간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학과장 임석재교수는 『과거엔 건물이 주로 경제나 기술적 측면을 고려해 지어졌지만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서 문화예술적 고려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건축분야에도 섬세함과 미적감각을 더욱 요구하게 돼 여성이 자신의 능력을 도전적으로 펼쳐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1학년을 맞이한 이화여대 건축과는 교수 1명에 학생 20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입학생이지만 경쟁률은 1.78대1로 신설학과임에도 불구하고 여학생들의 비교적 높은 관심을 끌었다.
조만간 교수진 확충과 정원수를 배 이상 늘릴 예정이다. 95년 8월 공과대학관이 완공되면 학년별 제도실 암실 미술실 CAD실 공학실험실등을 완비해 건축분야 여성전문인력의 산실로 만들어갈 계획이다.【김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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