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여지책” 직권·공개입찰 검토/조기 매듭안될땐 취항지연 가능성 교통부가 3일 국적항공사간의 신규노선 배분에 공개입찰방식을 도입할 계획을 밝힌 것은 올해말 신설되는 북경등 중국 5개노선을 놓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벌이고 있는 「혈전」을 해결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고 할 수 있다.
두 항공사는 한·중항공협정이 발효된 92년부터 「마지막 황금노선」으로 불리는 북경노선에 대한 우선권을 주장하며 한치의 양보 없는 공방전을 펴 왔다.
북경노선은 지난해 서울―천진―상해노선의 정기성 전세기를 통한 여객수요가 15만명 정도인데 비해 앞으로 5년내에 연간 여객수요 3백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선발 국적항공사의 자존심을 내 건 대한항공은 『세계적 항공사로 발돋움한 선발항공사가 북경노선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중국측과 합의한 주 9회 운항편중 7회 취항을 우선 배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교통부의 국적항공사간 노선배분방식을 규정한 「정기항공운송사업자 지도육성지침」은 일본 동남아 등의 신규노선은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에 2대1비율로 배분토록 후발사인 아시아나에 우선권을 주고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이번만큼은 아시아나에 우선권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에서 유럽으로의 이원권등을 고려할 때 전세계에 취항하고 있는 대한항공이 북경노선을 우선 확보하는 것이 국익차원에서도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한·중항공협정에 따라 확보한 몽골상공을 통해 유럽으로 가는 항로변경만으로도 운항시간이 1시간30분 단축되는등 국제경쟁력이 크게 강화된다는 것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천진전세기편의 운항은 북경정기편 확보를 전제로 한 것이고, 현행 지침상 중단거리노선의 아시아나 우선 배분원칙에 따라 북경노선도 당연히 아시아나에 우선배분해야 한다』고 주장, 역시 주 7회 항공편의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
교통부는 현행 지침이 일본 동남아는 2대1, 미국지역은 1대1로 배분비율을 정하고 있을 뿐 특정국가로 분류된 중국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어 일단은 두 항공사가 자율협의로 해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협의시한으로 정한 4일까지 두 항공사가 전혀 타협할 기색을 보이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교통부는 이 때문에 직권으로 북경노선을 배분하거나 지침을 개정, 공개입찰방식을 북경노선부터 적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도 두 항공사를 모두 만족시킬 수 없는 형편이다.
교통부는 한·중항공협정에 따른 영공통과료, 지점개설, 운항횟수 등을 결정할 한·중 항공사간의 협의를 위해서는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 노선배분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두 항공사의 북경노선 확보전이 조기에 마무리 타결되지 않으면 어렵게 얻어 낸 북경노선의 취항이 지연될 가능성마저 있다.
이 때문에 교통부가 그동안 두 항공사의 이해관계를 지나치게 의식, 소극적 자세를 취하는 바람에 문제해결을 지연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조희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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