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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면위 「북 정치범 실태」 어떻게 알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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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면위 「북 정치범 실태」 어떻게 알았나

입력
1994.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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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민간인이 흘린 「첩보」 고위인사접촉 확인 추정/“오래전 입수”… 현지조사안돼 늦어진듯/제보자 신원 신변안전위해 부공개 원칙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인터내셔널)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북한의 정치범명단중 구체적이고 정확한 부분이 많이 들어 있어 사면위가 어떻게 극도로 폐쇄적인 북한의 극비문서를 입수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런던에 있는 국제사면위 본부는 입수경위를 밝히지 않는다는 지금까지의 원칙을 들어 아직까지 정확한 경위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면위는 기자의 문의에 대해 『이번 북한정치범 실태에 관한 정보는 정부가 아닌 민간인으로부터 이미 오래전에 입수했으나 확인과정을 거치느라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입수경위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자료제공자의 신변안전을 위한 것등이라고 부연설명했다.

 국제사면위는 각국의 인권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1차적으로 그 나라의 공식매체를 모니터한다고 한다. 또한 정치범이나 그 가족, 해당국을 방문하는 학자나 언론인으로부터 정보를 얻어내기도 한다. 이같은 1차정보를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면 현장을 방문, 실태조사활동을 벌인다.

 그러나 북한처럼 극도로 폐쇄적인 사회에서의 현지조사활동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사면위가 그간의 많은 활동에도 불구하고 이번에야 처음으로 북한의 구체적인 정치범 실태를 발표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이번 북한보고서는 이같은 사면위의 장담은 차치하고라도 명단에 나와 있는 일부 신원이 확인되고 있고 수용지역의 상세한 약도까지 들어 있어 꽤 신빙성을 얻고 있다.

 결국 사면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이번 보고서의 1차적인 자료제공자는 북한내부의 인사거나 외부에서 북한을 방문했던 사람으로 보인다. 정치범에 대한 정보를 오래전에 입수, 오랫동안 확인과정을 거쳤다는 사면위 관계자의 설명에 비춰 보면 그 내용을 알고 있는 북한내부의 인사가 외부사람에게 흘려준 것으로 보인다. 사면위는 확인이 어려운 이 전언정도의 첩보를 오랫동안 추적, 정교하게 짜맞춰 사실과 부합한 정보형태의 문서로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사면위는 이 정보확인을 위해 여러 경로를 통해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면위는 정부차원이 아닌 민간차원에서 정보가 입수되고 확인됐다고 말하고 있다. 사면위는 적어도 이같은 고급정보를 취급할 수 있는 북한의 고위급인사들을 접촉했을 것이고 이들이 일부나마 이를 확인해 준 것만도 북한사회에서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따라서 이러한 정보유출이 곧바로 북한내부의 동요를 의미한다고는 볼 수 없어도 40여년만에 내부의 치부가 밖으로 드러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면위는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북한정치범 실태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정치범명단이 아니라 전반적인 인권상황에 관한 것이었다. 북한은 이에 대해 제네바대표부를 통해 반박편지를 보낸 바 있다. 북한측은 이때 보고서 내용전체를 부정하지는 않았으며 사형제도와 공개처형이 존재한다는 데 대해서는 부분적이나마 시인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에는 북한이 아무런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 않은 점도 이례적이라고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사면위는 북한의 정치범 숫자가 이번에 밝혀진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10만명이 넘으리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추측수준일 것』이라고 답변했다.【런던=원인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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