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동향 한눈파악 추적조사/「명의신탁 폐지」없어 결과주목 3일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투기예방대책중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토지전산망 구축을 통한 토지거래감시다. 정부는 토지전산망이 구축돼 본격가동되는 내년초면 모든 토지거래에 대해 사실상의 실명제가 실시되는 것과 같다고 말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토지초과이득세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토지투기가 예상되지만 토지전산망으로 이를 차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토지전산망이란 한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만 입력하면 본인은 물론 가족 모두의 토지보유실태, 즉 보유토지의 주소는 물론 면적 지목 가격 취득일자등이 모두 떠올라 거래 즉시 그 내역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건설부의 공시지가전산자료와 내무부의 지적전산자료 및 주민등록전산자료를 통합하는 과정에 있는 토지전산화작업이 내년부터 본격 가동되면 전국의 부동산거래현황이 한눈에 파악되고 투기적거래의 추적조사가 가능해 부동산투기를 원천봉쇄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토지거래내역을 금융실명제와 연계해 자금추적조사도 가능토록 할 방침이어서 사실상 토지거래 실명제가 실시되는 것과 같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토지전산망 가동과 함께 토지거래동향을 철저히 파악한 뒤 투기적거래가 있을 경우에는 건설부 국세청직원들로 구성된 중앙투기조사반과 시군구 세무서 경찰관계자들로 구성된 지방단속반을 즉시 투입키로 했다. 토지부문에 대한 조사반과 주택관련 조사반을 포함해 중앙과 지방의 동향파악반과 투기조사반원은 모두 3천2백30명에 달한다. 이들은 전국 어디든지 투기적거래장소에는 즉시 투입된다.
정부는 우선 헌재 결정이후 투기우려 지역으로 꼽히고 있는 ▲경기 강원일대의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지역 ▲경기 용인 남양주등 수도권 인근 준농림지역 ▲원주군 서산군등 대도시와 통합되는 군지역등의 토지거래에 대해서는 투기우려가 완전히 가실 때까지 거래즉시 자금출처를 밝혀내기로 했다. 또 이들 지역의 거래동향을 매주 파악한 뒤 투기조짐이 보이면 중앙과 지방의 투기단속반 1천9백여명을 즉시 투입키로 했다.
정부는 이같은 긴급처방으로 헌재 결정이후 매물이 철회되고 매입문의가 줄을 잇는 부동산시장의 이상기류를 잠재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투기거래를 막을 수 있는 장기대책으로 거래동향을 철저히 파악하고 투기조사와 토지관련 세제를 강화하며 토지거래관련 제도들을 대폭 보완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함께 택지소유상한제와 개발부담금제를 철저히 시행하고 토지관련세제를 대폭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땅으로 불로소득을 얻는다는 것 자체가 고통이 되도록 해 부동산투기심리를 잠재우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우선 6대도시내에 택지를 2백평이상 갖고있는 1만4천여명에 대해 이달내로 초과소유부담금을 부과하며 종합토지세의 과세시가표준액을 96년부터 공시지가수준으로 대폭 높이기로 했다. 현재의 과표는 전국 평균 공시지가의 25%에 불과하다. 정부는 올해말까지 공시지가의 20%미만이 과표로 적용되는 지역을 모두 없애고 내년에는 30%미만지역을 일소키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모든 부동산거래시에는 매매계약서에 시장 군수의 검인을 받는 검인계약제도와 등기의무화제도를 철저히 시행하고 토지거래허가 및 신고구역을 계속 늘려 나가기로 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건설부 홍철제1차관보는 『동향파악―투기조사―중과세를 골자로 한 투기방지책이 본격 가동되는 내년부터는 토지거래의 실명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투기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그러나 명의신탁폐지등 실질적인 토지실명제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어 이번 정부의 투기방지 종합대책이 토초세 위헌결정이후 되살아나고 있는 부동산투기심리를 완전히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이종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