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 「눈치」고려 해갈맞춰 떠나/작년휴가뒤 실명제… “이번엔…” 관심 가뭄으로 그동안 휴가를 연기해 오던 김영삼대통령이 2일 하오부터 여름휴가에 들어갔다. 대통령의 휴가는 일정과 장소등이 모두 보안사항이어서 공표되지는 않지만 휴가기간은 이번 주말까지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당초 지난달 28일부터 1주일간 휴가를 떠날 예정이었으나 50여년만에 닥친 극심한 가뭄으로 애타는 농민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애쓰는 국민과 고통을 함께 하기 위해 휴가를 무기 연기했었다. 그러나 대통령이 휴가를 가지 않을 경우 국무위원과 청와대수석비서관등 고위공직자들의 휴가도 미뤄져 일반 공무원의 휴가일정에도 파급효과가 미치는 현실을 고려, 어느 정도 해갈이 된 시점에서 휴가를 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김대통령은 휴가기간에 20여년동안 계속해 온 새벽조깅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청와대 비서진이 추천한 정치·통일·경제 관련서적등을 읽으면서 금년 하반기 정국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통령은 또 지기나 친지들과 전화등을 통해 여론을 수렴하고 민의를 들을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사망 이후 북한내 후계 권력체제 정비, 북미 3단계회담 재개, 노사안정, UR국회비준, 8·15경축사를 통한 새로운 대북정책천명등 국정현안이 산적해 있다는 점에서 김대통령의 이번 하계휴가는 그 어느 때보다 정국구상에 큰 비중이 주어질 것 같다.
지난해 김대통령은 여름휴가가 끝난 일주일 뒤 금융실명제 실시를 전격단행한 바 있어 이번 하계구상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청와대의 보고는 긴급사항을 제외하고는 서면으로 작성, 행낭편으로 보내질 예정이며 중요사항이 아닐 경우 박관용비서실장이 청와대에 남아 수석비서관들과 협의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또 휴가장소에는 박상범경호실장을 포함한 최소한의 경호요원과 정윤철의무실장 김기수수행실장등 극히 제한된 인원만 대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통령은 지난해에는 7월30일부터 8월4일까지 대통령전용 휴양시설인 청남대에서 부인 손명순여사와 아들내외 및 손자손녀등 가족과 함께 지내며 조깅 수영 독서 및 사색으로 정국구상을 정리했었다.
한편 이영덕국무총리와 박관용비서실장등은 자리를 지키면서 대통령 부재중 김대통령과 내각 및 청와대와의 연락체계에 이상이 없도록 점검하고 국정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대비할 계획이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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