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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경주 521표 대역전/8·2보선 개표장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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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경주 521표 대역전/8·2보선 개표장 주변

입력
1994.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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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 몇백표 차이내의 접전/경주/예상넘는 더블스코어 격차/대구수성갑/민자 김 후보 초반부터 독주/영월·평창 3일 새벽까지 개표가 진행된 「8·2보선」은 대구수성갑과 영월·평창에서는 일찌감치 당락의 윤곽이 드러났으나 경주시의 경우 끝까지 접전을 벌였다. 이바람에 신민당의 현경자후보와 민자당의 김기수후보는 하오10시께부터 승리분위기에 휩싸였다. 특히 경주시에서는 민자당의 임진출후보가 박빙의 리드를 지키다 막판에 민주당의 이상두후보가 대역전극을 보여『역시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경주◁

 경주시 계림국교 체육관에서 진행된 경주시 개표에서는 민주당의 이상두후보와 민자당의 임진출후보가 시종 손에 땀을 쥐게하는 접전을 펼치다 이후보가 초반 열세를 깨고 임후보를 막판에 대역전하는 한편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개표초반에는 임후보가 1백∼3백여표 안팎의 차로 이후보를 박빙의 차이로 앞서가며 숨막히는 접전을 벌였으나 밤11시께부터 이후보가 근소한 차로 앞서기 시작, 시간이 지날수록 표차가 벌어지면서 11시40분께 5백여표 차이로 이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이날의 숨막히는 접전과 막판 대역전극은 각 후보진영은 물론 개표종사원들까지도 끝까지 긴장을 놓지못하게 했다.

 밤10시50분께 용황동 제2투표구 투표함을 개표한 결과 이후보 6백21표, 임후보 4백3표로 종전까지 뒤지고 있던 이후보가 전체 득표에서 「1만1천3백21표대 1만1천3백25표」로 불과 4표차로 앞서며 대역전극의 서막을 열기 시작하자 개표장분위기는 크게 술렁였다. 이어 계속된 동천동 제1투표구에서도 이후보가 7백4표를 얻어 임후보를 2백표차로 따돌리자 민주당 참관인진영에서 『이겼다』며 일제히 환호성이 나왔다. 동천동과 용황동의 다른 투표구와 정례동 탑정동등 이후보의 표밭으로 예상됐던 아파트밀집지역에서 이후보가 계속 앞서가자 민주당측은 승리를 확신하고 발빠르게 당선인사에 나서기도 했다.

 경주시 노동동 선거대책 사무실에서 TV를 보던 이후보는 우여곡절 끝의 승리에 눈물을 글썽이며 당직자들과 일일이 포옹을 했고 지지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서울에 있는 이기택대표는 개표가 끝난후『최선을 다하고 선전을 기대하긴 했지만 투표율이 낮아 다소 우려했던 것도 사실이었다』면서도『이렇게 예상밖의 결과가 나올줄은 몰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개표초반과 중반에는 1백∼3백여표 차로 앞서 가다 종반에 역전당한 임후보 진영은 『예상치 못한 결과』라며 크게 아쉬워하며 나름대로의 원인분석을 했다. 또 당초 3파전의 한사람으로 예상됐던 무소속의 김순규후보는 초반부터 줄곧 이·임후보에게 뒤지자 『이렇게까지 결과가 나올지 몰랐다』며 침울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이날 개표장에는 선풍기나 에어컨등 일체의 냉방시설이 설치되지않아 40도를 넘는 체감온도속에 개표진행원들과 참관인들이 비지땀을 흘렸으나 멋진 정치드라마를 목격한탓인지 누구도 불평을 말하지 않았다.【경주=김호섭기자】

▷대구수성갑◁

 「TK정서」가 최대변수였던 대구수성갑에서는 박철언전의원을 대신해 출마한 신민당 현경자후보가 초반부터 월등하게 앞서나갔다. 현후보진영은 개표가 계속되면서 우세가 굳어지자 『대구의 자존심을 보여줬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민자당 정창화후보측은 낙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당초에는 저조한 투표율 때문에 1,2위간 표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밤10시가 넘어서면서부터 우열의 윤곽이 분명히 드러나기시작하자 양 진영의 희비가 교차했다. 특히 밤11시께부터 1,2위간의 표차가 1천5백표 이상으로 벌어지자 정후보진영에서는 패색을 자인하는 분위기였다.

 현후보는 부재자투표와 범어2동 투표함을 처음 개표한 결과 「2대1」의 비율로 정후보를 앞서나갔다. 현후보는 투표종료후 범어4동 가든하이츠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다 밤10시께 지구당사무실에 나와 개표상황을 지켜봤다. 현후보는 이날 밤11시30분 당선이 기정사실화되자 지구당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이날밤 현후보의 사무실에는 신민당의 김동길대표,김복동선거대책본부장, 유수호의원등과 지지자등 1백여명이 나와 현후보의 당선을 축하했다. 초반부터 열세를 보인 정후보진영은 밤이 깊어가도 역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최선을 다했으나 한계가 있는 것같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개표작업은 하오7시20분께 부재자투표함부터 진행됐다. 그러나 개표개시에 앞서 부재자투표용지에 대한 사전검사문제로 1시간여동안 개표가 지연되는 소동을 겪었다.【대구=장현규기자】

▷영월·평창◁

 영월·평창에서는 하오10시가 지나면서 당락이 사실상 판가름나 후보자들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민자당의 김기수후보측은 개표초반부터 단 한차례도 선두를 빼앗기지 않은채 2위인 민주당의 신민선후보와의 격차를 벌려나가자 『승리는 확정적』이라며 일찌감치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또 김후보측 운동원들은 밤12시「주민 여러분 감사합니다」라고 쓴 플래카드를 내걸어 승리를 기정사실화했다. 선거사무실에는 유승규 최돈웅의원등 민자당의 강원도출신 의원들이 찾아와 축하했고 당직자와 의원들의 축하전화와 축전이 쇄도했다. 김후보측은 『김후보의 선거전략이 다른 후보들의 영월·평창간 지역대결구도 조성시도를 차단한 결과』라며 승인을 분석했다. 김후보 진영의 한 관계자는 『당초 평창에서 50%이상,영월에서 35%이상 득표를 목표로 했으나 평창에서 목표를 훨씬 초과하는 몰표가 쏟아져 무난한 승리를 거두게 됐다』면서 『유권자들이 당초 우려와는 달리 지역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차분하게 김후보의 「능력」을 선택한 것같다』고 말했다.

 반면 신후보는 몰표를 기대했던 영월에서 김후보를 확실히 앞서지 못하고 무소속의 함영기후보등 3명과 각축을 벌이는 것으로 결과가 나오자 『영월표가 분산된 것같다』며 개표시작 1시간만에 씁쓸한 표정으로 사무실을 떠났다.【영월=유성식기자】

◎예상밑돈 투표율/선거무관심 반영/피서철·북문제 등 핫이슈에 밀려/새선거법따라 조직 등 봉쇄탓도

 「8·2보선」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중 하나는 예상을 밑도는 투표율이다.

 영월·평창만 50%를 넘었을뿐(63.1%)대구수성갑(46.3%)과 경주시(49.7%)는 50%를 밑돌고 있다. 14대 총선보다 20%이상이 낮은 투표율은 이번선거가 철저한 무관심속에서 치러졌음을 말해주고 있다. 지난해 6월에 치러진 명주·양양과 철원·화천및 예천 보궐선거의 투표율은 68.5%였고 8월의 대구동을과 춘천의 투표율은 59.3%였다. 지난해 3월의 부산동래갑과 사하및 광명의 보궐선거 투표율은 41.3%였으나 이때는 선거가 사정정국의 와중에서 극도로 위축된 분위기에서 치러졌음을 감안해야 한다.

 투표율이 낮은 이유로는 무더운 날씨와 선거기간에 발생한 김일성사망에 따른 북한문제등의 초대형이슈 때문에 선거자체가 관심의 뒷전으로 밀렸다는 점등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여기에다가 선거가 피서철 휴가기에 치러진데다 선거일이 휴일이 아니었다는 점도 투표율저하에 일조를 했다.

 이와함께 이번에 처음 적용된 엄격하기 이를데 없는 새선거법을 이유로 드는 견해도 많다. 중앙당개입이 자제되고 선거조직의 동원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새선거풍토는 상대적으로 선거에 대한 관심을 저하시켰고 이는 곧바로 투표율저하로 이어졌다는 얘기이다.

 특히 돈과 조직으로 선거를 치르곤했던 여권의 경우 새선거풍토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상대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봐야한다. 여당이 투표율이 낮을경우 상대적으로 유리할것이라는 일반적인 관측에도 불구하고 『조직이 움직이지 않아 조직표가 반드시 투표에 참가했다고 볼수없다』고 자신감을 갖지 못한 사실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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