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거의없이 단비만… 「월트」와 대조 1일 전국에 비를 뿌린 11호태풍 브렌던은 사상 최악의 가뭄과 불볕더위를 씻어준 반가운 손님으로 기록됐다.
지난주 7호태풍 월트가 영남지방만을 겨우 해갈하면서 아쉽게 사그라진지 사흘만에 찾아 온 브렌던은 예년의 태풍들과는 달리 피해도 거의 남기지 않은 채 애타게 기다리던 단비를 갈라진 대지에 뿌려 전국 대부분 지역을 해갈시켰다.
브렌던은 월트와 비교할 때 기대하지 않던 「효자 태풍」이라 할 만하다.
브렌던은 불볕더위와 가뭄에 허덕이는 우리나라의 사정을 헤아린 듯한 「자연의 조화」에 의해 생긴 돌연변이성 태풍이다.
브렌던은 월트를 비롯한 대부분의 태풍이 필리핀 동쪽해상에서 발생하는 것과는 달리 당초 지난달 29일 필리핀 근해에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태동했다. 이 때문에 크게 주목받지 않던 브렌던은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 이르러 폭염에 따른 해수면의 온도상승에 의해 갑자기 태풍으로 변했다. 수온상승에 따라 뜨거운 수증기가 대기상층부로 공급되면서 저기압의 자체 에너지가 증가, 구름이 커져 태풍규모로 발달한 것이다.
기상청은 7호태풍 월트가 움직일 때는 워낙 가뭄이 심한 상태여서 진로를 우리나라 쪽으로 틀 것으로 다분히 기대섞인 예보를 했다가 결과적으로 실망을 안겼다. 그러나 브렌던의 경우 지난달 30일 하오 1시께 태풍의 출현을 알고서도 진로를 낙관할 수 없어 31일 상오 6시에야 공식 예보를 했다. 태풍 월트때 국민들의 기대를 높였다가 실망시켰던 「자책감」이 채 지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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