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가 8할… 논밭 백29만㏊ 수몰/올 가뭄피해 극심 10년누계 6배/성장률감소 적어도 「체감피해」는 심각 삼성경제연구소는 1일 이달 중에 충분한 비가 내려 가뭄이 완전해갈될 경우 올 여름의 한해규모는 약 5천6백억원, 국민총생산(GNP)의 0.2%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8월 이후 대형태풍이 상륙, 홍수가 겹친다면 피해 규모는 2조1천억원에서 최고 3조6천억원에 달해 GNP가 0.7∼1.2% 감소하고 소비자물가가 1.0∼1.5%포인트 뛰는등 극심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이날 발표한 「우리나라 기상재해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란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과거 10년(83∼92년)간 수해 한해 냉해 서리 우박등 기상재해로 우리 경제는 총 4조3천7백억원(92년 경상가격 기준)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연 평균 4천3백70억원, GNP상으로는 0.26%의 손실을 입은 것이다. 특히 농림어업부문의 GNP는 기상재해로 인해 연평균 0.8%의 감소 효과가 빚어졌다.
기상재해 중에서도 가장 많은 피해를 가져오는 것은 홍수. 수해로 10년간 총 1백29만정보의 논밭이 수몰됐는데 이는 전체기상재해 피해면적(1백62만정보)의 8할을 차지하는 규모다. 다음으로는 특별한 예방대책이 있을 수 없는 서리·우박피해였고 가뭄·냉해가 그 뒤를 이었다. 이 기간에 소규모나마 네번의 가뭄으로 3만정보의 농경지가 피해를 보았는데 금년엔 지난 달말까지 10년누계 피해의 6배가 넘는 20만정보의 논밭이 갈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가뭄피해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연구소는 『기상재해가 아무리 커도 국민경제나 경기의 전반적 흐름을 역전시킬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국민경제상 비중이 큰 제조업은 사실상 기상재해의 무풍지대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상재해로 인한 성장률 감소효과는 미미하더라도 국민들의 「피해체감지수」는 훨씬 심각하다. 가뭄·홍수등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과일·채소등의 수확이 줄면 물가, 특히 장바구니물가를 대표하는 신선식품가격은 몇 배씩 치솟게 되고 가계의 주름살은 그 만큼 깊어진다. 7월 「가뭄물가」가 전달보다 0.9%포인트나 뛴 것이 이를 잘 말해 준다. 태풍으로 홍수라도 겹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삼성연구소는 이와 관련, 『8월 날씨에 따라 가뭄피해의 크기가 달라질 것』이라며 향후 기상변화와 올해 경제의 영향에 관한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8월중 충분한 비가 와서 가뭄이 해갈될 경우로 지난 달 가뭄피해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아 경제적 타격은 크지 않을 전망. 하지만 이미 발생한 과일·채소등 일부 밭작물의 수확감소와 농경지피해, 용수부족에 따른 일부 공장조업단축등으로 예상피해액은 5천6백억원에 이른다. 따라서 올해 국민총생산은 0.2% 감소하고 소비자물가는 0.5%포인트 가량 오를 것으로 보인다.
8월 이후 태풍으로 수해까지 겹칠 경우가 두번째 시나리오인데 수해 정도에 따라 피해의 크기는 달라지겠지만 지난 10년간의 평균 수해피해규모를 감안하면 GNP상 피해예상액은 최저 2조1천억에서 최고 3조6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수확감소가 예상되는 농산물에 한해 긴급수입으로 품귀현상을 막더라도 0.7∼1.2%의 GNP감소와 소비자물가 1.0∼1.5%포인트 상승은 불가피하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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