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기구 1곳뿐… 방송사에 수입의존 공정성 의문/지방배제… 학력·연령·직업 고려안돼 객관성 결여『40%, 50%에 달하는 높은 시청률을 믿을 수 있나』방송사들이 인기의 척도로 내세우는 시청률의 객관성 공정성에 대한 문제가 방송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최근 TV3사의 시청률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방송사가 특정프로에 대한 시청률의 공개를 막는가 하면 연령분포나 지역, 프로그램의 질을 고려치 않은 단순 수치에만 집착, 객관적인 척도로서의 시청률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또 시청률조사가 프로그램의 저질화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시청률을 조사하는 기구는 미디어 서비스 코리아(MSK) 한곳 뿐이다. 민간자본으로 설립된 MSK는 서울지역 3백80대의 수상기를 대상으로 피플미터식으로 시청률을 조사하고 있다. 이중 38%인 1백5대는 한 가구가 중복보유하고 있는 수상기여서 실제로는 2백75가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채널이 적어 편차가 적긴하지만 조사대상자의 학력, 직업, 연령, 가족구성비를 고려하지 않은데다 지방이 배제돼 있는 점도 문제다. 더구나 MSK는 운영에 필요한 전체 수입의 80%를 방송3사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의 경우 MBC와 SBS로부터 각 1억6천여만원, KBS로부터 1억5천만원을 받고 자료서비스를 해주고 있어 직·간접적으로 방송사가 시청률분석결과 공개 여부에 압력을 가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가 월드컵축구중계시청률. 한국팀경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경기의 시청률이 10%를 밑돌자 광고주에 대한 눈치보기와 전력·전파낭비의 비난여론을 피하기 위해 공개를 못하게 했다.
프로그램 질을 평가하는 AI(수용자반응)조사를 병행하지 않고 방송사가 이 조사결과만으로 프로그램 성패를 판단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AI는 방송위원회가 2개월에 한번씩 별도로 하고 있는게 고작이다. 따라서 시청률조사의 합리성과 객관성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청률조사를 독립된 공공기관에서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방송위의 한 관계자는 『공익자금으로 운영되는 재단법인인 방송개발원이 이를 맡거나 위성방송과 지역민방에 대비해 별도조사기관을 두는게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서울 YMCA시청자시민운동본부 이승정실장은 『방송위원회 유관기관에서 시청률과 AI조사를 병행, 좋고 나쁜 프로그램을 명확히 구분해 방송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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