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92년 예산급증 그후엔 다시 줄어/저수지 6곳은 15년째 “공사중”/수리안전답 절반도 안심못해/올해도 가뭄끝나면 “나몰라라” 가능성 커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농업용수개발사업은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에는 투자금액이 크게 늘었다가 그 다음 해부터 다시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 농민과 농업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선거용 선심사업으로 눈가림식으로 추진돼 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8일 농림수산부에 의하면 농업용수개발비(국고지원과 융자의 합계)는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87년 2천5백11억원으로 전년도 1천5백86억원에 비해 58.3%나 늘어났다가 다음해인 88년에는 또다시 1천7백50억원으로 감소됐다. 또 90년 1천7백50억원, 91년 1천4백30억원으로 줄어 들었으나 대통령선거가 있던 92년에는 전년도의 2배가 넘는 2천8백61억원으로 급증했다가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농어촌용수개발비가 제대로 투자가 되지 않음으로써 기존의 수리시설의 관리마저도 되지 않아 수리안전답의 절반 가량이 큰 가뭄에는 견디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착공 후 15년이 넘도록 완공을 보지 못하고 있는 저수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리시설의 용수공급능력, 즉 내한능력을 보면 3년 이상의 대규모 가뭄빈도에서는 50% 미만의 논만이 용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저수지 가운데 올해와 같이 10년 이상의 주기로 찾아 오는 극심한 가뭄에도 용수공급이 가능한 곳은 면적기준으로 41.3%인 39만9천5백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저수지의 경우 1945년 이전에 만든 것이 전체의 27.5%에 달하며 77년 이후에 건설한 것은 49.9%에 불과, 전국의 저수지 가운데 개보수가 필요한 곳은 전체의 64.2%에 이르고 있다. 이를 위해 1조8천억원 정도의 예산지원이 요구되고 있으나 투입되고 있는 예산은 2백억∼5백억원에 그치고 있어 가까운 시일 내에 전면보수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저수지 수가 93년도 농업기반조성사업 통계연보에는 1만8천2백81개라고 되어 있으나 이번 가뭄피해 조사시에는 1만7천8백94개소로 그동안 3백87개가 없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개발비가 제대로 투자되지 않아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저수지 1백6개 지구 가운데 공사를 6년 이상 끌고 있는 지구도 45개 지구나 되고 이중 경기 여주의 장흥지구, 경남 거창의 옥계지구, 경남 남해의 복곡지구등 6개 지구는 지난 79년 착공했으나 15년이 지나도록 완공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가뭄을 계기로 농업용수시설에 대한 투자비를 대폭 늘리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앞으로 충분한 비가 내려 해갈이 되어 가뭄이 끝나면 농업용수에 대한 중요성은 다시 시들해질 가능성이 짙다.<박영기기자>박영기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