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업들도 “가뭄·폭염과 전쟁”/제지·염색·도금업체 피해 더 극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업들도 “가뭄·폭염과 전쟁”/제지·염색·도금업체 피해 더 극심

입력
1994.07.27 00:00
0 0

◎반월공단 급수차동원 물조달/동국제강·현대강관 집단휴가/한솔제지 내달 생산라인 절반 가동중단할판/냉방시설 보완·아이스재킷 배포·특식제공도 가뭄과 폭염피해가 산업현장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용수부족에 허덕이는 기업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가 하면 폭염으로 근로자들의 작업능률이 크게 떨어져 회사마다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전력을 많이 쓰는 일부 업체들은 아예 문을 닫고 전부 휴가를 떠났고 물을 많이 쓰는 업체들은 조업을 단축하거나 급수차의 물을 사서 근근이 가동하고 있다. 한 제지회사 간부는 『전시와 다를 바 없다』고까지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물부족으로 인한 피해는 제지 염색 도금 피혁 철강등 물을 많이 쓰는 업종이 특히 심하다. 또 가뭄이 심하거나 만성적인 용수난을 겪고 있는 지역, 즉 전북지역 공단과 반월공단등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신문용지의 60%이상을 공급하는 전주 한솔제지는 가뭄이 계속될 경우 다음달 초부터 6개 생산라인중 3개의 가동을 중단해야 할 상황이다. 한솔은 지난 22일부터 전주시의 용수공급량이 3만5천톤에서 1만4천톤으로 줄어듦에 따라 현재 나머지 부족분을 인근 하천수의 농업용수에서 끌어다 쓰고 있는 형편이다. 이 회사의 김중보이사는 『신문용지 재고분이 3일분밖에 안돼 조업단축이나 중단시 신문발행에 큰 지장을 초래할까 우려된다』며 『정상조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경우 품질악화는 물론 가격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군산의 세풍제지도 현재 취수원인 옥산저수지의 저수율이 15%수준에 불과, 8월부터는 조업단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중소제지업체의 경우에는 용수난이 더 심각해 정주시범공단의 이원제지와 중부펄프는 이미 조업을 중단했다.

 반월공단에 입주해 있는 60여개 염색업체의 경우 하루 6만톤의 용수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상당수 업체가 급수차를 이용해 조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연장근무 포기, 근무시간대 변경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공단내 우일섬유의 경우 종전에 하루 1천톤가량의 용수를 공급받았으나 최근에는 7백∼8백톤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며 세화섬유도 종전보다 절반정도 줄어든 4백톤만을 공급받고 있다.

 도금업체들도 사정이 비슷해 중앙·제일·경인도금의 경우 하루 물사용량의 70%를 한 차에 9만원씩 하는 급수차에 의지하고 있다.

 기업들은 용수난을 극복하기 위해 용수재활용 및 지하수개발 급수차 활용등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또 냉방시설 보강, 특식제공, 작업시간 조정등을 통해 작업효율을 높이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예 이 기회에 집단휴가를 보내고 공장을 손질하기로 한 업체도 적지 않다.

 한솔제지의 경우 현재 50%수준인 용수 재활용률을 1백%로 끌어올리기 위해 1억5천만원을 들여 여과시설인 멤브레인 시스템을 보완하고 있으며 용수전용 레미콘 차량 40대를 대기시켜 놓고 있다고 밝혔다. 한솔은 또 냉방설비를 보완하고 종업원들에게 여름철 특식을 제공, 작업효율을 북돋우고 있다.

 반월 염색공단은 이달말부터 입주업체가 3분의1씩 돌아가며 집단휴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동국제강은 이미 지난 25일부터 다음달초까지 공장별로 집단휴가에 들어갔으며 울산 현대강관도 2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전부 휴가를 떠날 계획이다. 일부 업체는 공장에 얼음주머니를 매다는가 하면, 드라이아이스 재킷을 현장작업자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더위나기에 회사의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들이다.<김상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