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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거쳐 미국으로/박보희씨 귀국않고 「관망」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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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거쳐 미국으로/박보희씨 귀국않고 「관망」자세

입력
1994.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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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사법처리 예봉피하며 정부와 “조율”/사업주목적… 처음부터 당장귀국뜻 없은듯/보안법경우 「인도대상」서 제외가 국제관행 정부가 박보희세계일보사장에 대해 사법처리 방침을 굳히고 있는 가운데 박사장의 향후 거취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사장이 북경에서 말한대로 「김정일 메시지」를 가지고 자진귀국해 자신의 방북동기와 활동을 해명할 것인가, 아니면 상당기간 해외에서 「법망」을 피하면서 국내상황을 관망할 것인가. 정부 관계자들은 박사장의 방북전후 행적과 통일교측의 사정을 고려해볼때 박사장이 가까운 시일내에 귀국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박사장은 지난 24일 북경을 거쳐 도쿄에 도착, 1박한뒤 26일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본에서 보도진들에게 귀국문제와 관련, 『문선명목사에게 방북결과를 보고하고 귀국문제를 상의하겠다』고 말해 당분간 귀국치않을 생각임을 내비쳤다. 그러나 박사장을 수행하고 있는 측근들은 『박사장이 정부의 사법처리 방침에 정면대응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사법처리 문제에 관해 정부와 「조율」을 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강경입장에 맞서기보다는 일단 사법처리의 예봉을 피하면서 「김정일 메시지」카드로 정부내의 분위기를 누그러뜨린뒤 귀국할 수 있는 여지를 모색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박사장측은 『박사장이 북경에 도착했을 때 찾아온 안기부책임자에게 「김정일의 메시지를 정부고위층에 직접 전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방북경위에 대해서도 『원래 조문이 목적이 아니었고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내고자 하는 순수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하면서 정부측에 유화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사장은 지난 65년부터 미국영주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장기간의 해외체류에 아무런 장애가 없다. 국내에서는 비록 국가보안법에 저촉된다 하더라도 우리 정부의 사법권이 외국에까지 미치지 않으므로 우리 국민으로서의 권리행사만 포기한다면 얼마든지 사실상의 「외국인」으로 살아갈수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와 미국은 범죄인인도조약을 맺고있지 않고 또 설사 범죄인인도조약을 맺고 있다 하더라도 국가보안법위반과 같은 사상범은 통상 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국제법의 관행이다.

 현재 검찰에서 박사장에게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죄목은 국가보안법 6조의 잠입·탈출죄(징역 10년이하)와 7조의 이적동조죄(징역 7년이하)등이다. 법률적으로 보아 박사장은 이들 죄목의 공소시효기간인 10년동안은 형사처벌대상이 된다. 따라서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변화에 따른 국가보안법의 개폐나 정부의 처벌입장철회등이 뒤따르지 않는 이상 박사장이 사법처리를 무릅쓰고 귀국하기는 쉽지 않을 것같다.

 정부 관계자들은 박사장이 국내에서 김일성조문문제로 시끄러워진 시점에서 뻔히 형사처벌을 예상하고도 방북을 감행한 것으로 보아 애초부터 방북후 귀국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상당한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평양을 방문, 김일성 장례식에 참여한 것은 통일교의 사업이 주요 목적이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에 의하면 통일교측은 이미 북한에 상당한 액수의 투자를 해놓은 상태여서 김정일에게로의 권력이양시기에 「북한과의 통로유지」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어 문목사를 대신할 수 있는 박사장이 방북했다는 것이다.

 박사장이 북경에서의 기자회견에서 김정일을 영어로 「각하」(HIS EXCELLENCY)로 호칭하는등 깍듯이 예우한 것도 바로 이같은 사업상의 이유라는 것이다. 정부측은 또 박사장의 방북에는 문목사와 김일성의 개인적 관계도 상당한 작용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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