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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없이 주사파 못막는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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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없이 주사파 못막는다(사설)

입력
1994.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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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희법무장관이 국무회의에 보고한 대학가의 주사파실상에는 어떠한 보탬이나 과장이 있다고 우리는 보지 않는다. 정권의 정통성에 하등의 하자가 없는 문민정부의 공안책임자가 무엇 때문에 대학가 주사파실상을 과장해서 보고했겠는가. 우리는 추호도 보고내용을 의심하지 않으면서 그의 수사결과를 액면그대로 받아들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게 어디 보통일이라 할 수 있겠는가. 1백31개 4년제대학 총학생회장중 극렬한 주사파인 민족해방계(NL)가 48.85%인 64명이나 되며 그보다 온건한 민중민주계(PD)가 16.79%인 16명이나 되는등 65.64%인 86명의 총학생회장들이 좌경성향으로 학생운동을 이끌고 있으며 개별대학 총학생회의 전국조직인 한총연까지 장악, 폭력적인 수단으로 학생운동을 주도해왔다니 경악을 금할 수 없는 것이다.

 실상이 이런데도 우리가 한가롭게 『주사파를 검거해 순교자로 만들고 있다』는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의 빈정댐이나 수긍하고 있어도 된다는 말인가. 공안당국이 파악한 것이 보탬없는 사실이라면 『좌익사상 오염원과 배후조종 세력을 색출 구속하고 중형선고로 다스리겠다』는 김법무의 대응자세를 적극 지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김법무의 주사파 대응 전략이 성공하려면 주사파에 대한 우리사회의 경각심이 먼저 철저해져야 한다. 공안당국의 강경한 대량 색출과 검거에 대해 비딱한 시각의 매카시즘선풍이라는 식의 반논부터 없앨 수 있도록 사회적인 동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공안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주사파에 대한 보다 깊은 실상을 더 공개해 그것이 우리 공동체에 얼마나 해독적인 요인인가를 국민들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그리고 대학가에 뿌리깊게 침투해 있으면서 반정부·반민주를 일삼는 극한 투쟁을 뿌리뽑자면 대학당국의 협조만으로는 부족하다. 건전한 학생들이 그들 속에 박혀있는 주사파를 제거하는데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주사파의 실상을 침묵하는 절대다수의 건전한 학생들에게 이해시키는 일부터 착수해야 한다.

 사회의 건전한 지식인들도 뿌리가 굵을대로 굵어진 주사파를 제거하는데는 상당수를 검거해서 중형을 가하고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큰 희생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병인을 제거하려면 수술이 필요하듯이 희생이 따라야 하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지의 설익은 충고처럼 「토론을 통해 바보」로 만들기에는 벌써 때가 지났다는 것을 이해하고 동의해야 주사파 제거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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