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민주대결에 함영기후보 복병/영월·평창/임진출·이상두·김순규후보 3파전/경주 「8·2보선」이 일주일여를 남기며 종반전에 접어들자 선거판세의 윤곽이 어렴풋이나마 드러나고 있다. 유력 후보 진영은 나름의 근거를 대며 승리를 장담하고 있지만 선거는 역시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그러나 혼전 속에서도 판세의 큰 줄기는 잡혀가기 시작했다는게 현지의 분석이다.
▷대구수성갑◁
대구수성갑은 12명의 후보중 민자당의 정창화후보와 신민당의 현경자후보가 예상대로 선두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으며 그뒤를 민주당의 권오선후보와 무소속의 이상희 김태우후보가 뒤따르고 있다. 나머지 후보들은「얼굴알리기」수준을 맴돌고 있어 멀지 않아 무소속후보 한 두명이 도중 하차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대구수성갑의 판세는「2강3중7약」인 셈이다. 그러나 2강과 3중,그리고 3중과 7약의 간격이 너무 벌어져 있어 최종승부는 정민자후보와 현신민후보의 맞대결 양상이 될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여기에 이 지역선거의 최대변수인 「TK논쟁」의 대세가 아직 판가름나지 않았고 부동표가 전체 유권자의 50%를 상회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특히 유권자의 절반이상이 20∼30대라는 사실은 전망을 더욱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정민자후보측은 현신민후보의 바람이 예상보다 약한데다 여권특유의 조직표가 살아나고 있어 기대를 해볼만 하다고 주장한다. 지구당 당원 1만7천명을 근간으로 한 조직표에다 전체 부동표의 30%정도만 추가하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정후보는 28일의 정당연설회와 30일의 합동연설회에서 여권성향의 부동표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그러나 당원교육의 출석률이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한데다 전화선거운동시비까지 겹쳐 있어 마음이 편치 않다.
현신민후보진영은 자체분석한 판세가 정민자후보를 10%이상 앞서 있다고 장담한다. 「대구의 자존심을 지키자」는 현후보의 호소가 공감대를 넓혀가며 지지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후보는 26일부터「굳히기 작전」에 들어가 29일의 정당연설회에서 승리를 확인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반민자정서가 여성인 현후보에게 어느 정도 표로 연결될 것인지는 두고 봐야 안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14대 총선 때 6천여표를 얻어 3위를 했던 권민주후보는 「1만표 돌파」를 현실적 목표로 삼고 있으며 무소속의 이상희 김태우후보도 참신성을 내세우며 득표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대구=장현규기자>대구=장현규기자>
▷영월·평창◁
영월·평창은 조용한 가운데에서도 민자당의 김기수후보와 민주당의 신민선후보간의 양파전에 무소속의 함영기후보가 복병으로 부상하는 구도로 판세가 좁혀지고 있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5명의 후보중 유일한 평창출신인 김민자후보측은 예상대로 평창에서 지지율 60%이상의 절대우위에다 영월에서도 간발의 차이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어 차점자를 득표율에서 10%이상 앞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후보는 영월을 승부의 관건으로 보고 영월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김후보진영은 전체유권자의 50%가 넘는 농민들의 농촌문제에 대한 위기의식과 영월·평창간 지역대결구도의 형성가능성 등을 「잠복 변수」로 보고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신민주후보측은 현재 김민자후보와 「백중세」라는 분석아래 결국에는 영월이자신에게 표를 몰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후보는 『선거초반과는 달리 영월주민들의 90%가 이번 선거를 민자·민주양당대결로 보고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결과 나타났다』면서 『이럴 경우 평창에 대한 영월의 견제심리가 작용,영월의 표가 나에게 쏠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신후보진영은 강원도가 전통적으로 야당 취약지역인데다 조문파문 등을 고리로 민자·신민당측이 협공을 가하고 있다는 점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무소속의 함영기후보는 자신이 회장을 지낸 농촌지도자 중앙회의 면·이 단위조직과 무소속후보로는 드물게 4백명에 달하는 대규모 자원봉사자를 가동, 영월·평창에서 공히 약진하고 있다며 고무돼 있다.
이밖에 신민당의 김성룡후보는 젊은 나이(33세)의 정치학박사라는 참신성을 앞세워 선거운동기간내 『7만2천여명의 모든 유권자를 만나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고 침명보의원의 보좌관출신인 무소속의 강도원후보는 침의원의 일부조직을 바탕으로 「동정표」와 영월공고인맥 등의 지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영월=유성식기자>영월=유성식기자>
▷경주◁
경주는 민자당의 임진출후보와 민주당의 이상두후보 그리고 무소속의 김순규후보의 3파전으로 판세가 압축돼 가고 있다.
선거초반에는 임민자후보와 민자당 공천신청을 했다가 탈락한 김순규후보의 양파전으로 예상됐으나 이민주후보가 「경북지역 교두보 확보」를 노리는 중앙당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약진, 추격전의 선거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아직도 혈연과 학연의식이 강하게 작용하는 독특한 지역적 특성과 불교계표의 향방도 주요변수이다.
임민자후보측은 이민주후보의 추격을 어느정도 인정하면서도 대세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후보측은 출신교인 경주여고동문과 총유권자 9만9천여명의 52.6%를 차지하는 여성표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무소속의 김후보등이 『여성후보 공천은 경주의 자존심을 무시한 것』이라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데 대해 대처할만한 묘안을 찾지 못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여성후보가 어떻게 이 지역의 보수성향을 극복해 나가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이민주후보는 이곳에서 4번 낙선한 경력을 내세워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한번만 기회를 달라』며 동정표를 호소하고 있다.
이후보는 부인 권형숙여사(52)가 개인연설회때마다 나서 읍소를 하는 내조의 덕도 톡톡히 보고 있다. 그러나 이후보가 이 지역의 독특한 비민주정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안다.
무소속가운데 가장 강력한 김순규후보는 11대의원을 지낸 경험과 노련함이 돋보인다. 지명도에서 앞서고 지지 기반도 고르다. 경주지역 명문인 경주중고 동문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고 총유권자의 9.7%를 차지하는 경주지역 최대 성씨인 경주최씨종친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정치마당에 새롭게 뛰어든 신민당 최병찬후보의 선전도 기대되고 있고 무소속의 정상봉후보와 정강주후보 진영도 활발한 득표활동을 펴고 있지만 얼굴알리기 수준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경주=김호섭기자>경주=김호섭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