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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열대야 「탈출인파」 몰려/공원 등 밤마다 “북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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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열대야 「탈출인파」 몰려/공원 등 밤마다 “북새통”

입력
1994.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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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변 등 매일 40여만명 “피난”/바가지·오물·음주소란 몸살도 밤기온이 30도를 넘는 지독한 열대야가 끝없이 계속되자 냉방기기가 신통치 않은 서울의 서민들은 북새통같은 공원에서 밤을 보낸다.

 24일 밤 한강변 9개 시민공원에만 25만여명이 나와 심야까지 더위를 식히거나 잠을 청했고 양천구 목동 파리공원, 서초구 양재동 시민의 숲등 크고 작은 공원까지 합치면 연일 40여만명 이상이 폭염 때문에 「피난살이」를 하고 있다.

 서울의 기온이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면서부터는 피난인파도 엄청나게 늘어 이들 공원에서는 무단주차 바가지상혼 무단취사 음주소란 쓰레기투기등이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의 짜증을 더해주고 있다.

 광나루지구 한강공원의 경우 공원주변의 올림픽대로 1구간에 차량이 무단주차, 대형 교통사고마저 우려되고 있으며 뚝섬 여의도 반포지구등도 공원 출입구를 통과하는데 1시간여씩 걸리기 일쑤다.

 아예 차량통행이 금지된 강변에 차를 세워놓고 차안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도 많다. 간신히 강가에 도착하면 파렴치한 바가지 상술이 또 짜증을 돋운다.

 하루 평균 3만여명이 몰리는 뚝섬지구의 경우 10여개 노점들이 목좋은 곳에 돗자리 5∼10개를 미리 깔아 놓고 시중가의 2배값으로 물건을 사는 손님만 이용하게 하고 있다. 3백원짜리 컵라면은 더운 물을 부어 주고 1천 5백원, 6백원짜리 어묵은 1천5백원씩 받고 있으며 2천원짜리 돗자리 는 4천원이나 된다.

 24일 밤 자녀와 함께 시민공원에 나왔던 문모씨(35·서울 성동구 자양동)는 『너무 시끄럽고 물건값도 비싸 짜증만 더 난다』며 30분만에 발길을 돌렸다.

 경비를 맡고 있는 청원경찰들은 밤마다 술을 마시고 수영하는 남자들을 말리느라 진땀을 뺀다.

 옷을 벗고 술을 마시면서 고성방가하던 몰지각한 시민들이 빠져나간 아침이면 술병 빈깡통 라면봉지 음식쓰레기등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게 마련이다.

 한강관리사무소측은 4백여명의 직원을 동원하고 청소차를 3배로 늘렸지만 역부족이다. 한강관리사업소 관리인 이용태씨(54)는 『새벽 3∼4시까지 술마시고 노래부르는 패거리가 수두룩하다. 아침이면 토사물 방뇨자국 쓰레기등으로 공원전체가 거대한 오물장으로 변한다』고 말했다. 양화지구 관리인 장룡수씨(34)는 『자기 쓰레기는 자기가 가지고 돌아가는 최소한의 시민의식이 없는 한 명랑한 피서문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개탄했다.

 북한산 관악산 남한산성등 계곡에도 전축을 크게 틀어놓은 채 춤을 추는 사람들로 밤마다 잔칫집같은 소란이 벌어진다.<박희정·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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