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새 10배나… 내년 번호판 갱신땐 더늘듯/세 납부방식·직권말소제 등 제도개선 시급 무단방치 차량들이 급증하고 있다. 무단 방치되는 차량은 도시미관을 해치고 주민들의 통행에 불편을 끼치는 것은 물론 환경오염요인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교통부에 의하면 지난 89년이후 5년새 차량보급대수는 2백25만여대에서 6백27만4천여대로 2.8배가량 늘어났으나 무단방치차량대수는 3천3백여대에서 3만4천5백여대로 10배이상 껑충 뛰었다. 특히 차량번호판이 일제히 바뀌는 95년을 6개월남짓 앞두고 「고아차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차량 방치자중엔 자동차세, 불법주차 과태료, 할부금 등을 수십차례 체납, 벌과금이 수십만∼수백만원대에 이르러 정규절차를 밟고 폐차하는 비용보다 훨씬 비싸게 먹힐때 내다버리는 사람이 가장 흔하다.
지난달 26일 서울 관악구 남현동 주택가 골목에서 무단방치차량으로 적발된 서울 D산업소유의 르망승용차는 「전과」가 다양했다. 차적조회결과 자동차세 체납 12차례, 주·정차위반 등 각종 교통법규위반 51차례의 딱지를 달고 있었다.
노후승용차를 무단방치한 D산업은 63건의 각종 법규위반에 따른 벌금 3백여만원과 관할구청에서 검사미필로 고발돼 물게된 1백여만원 등 모두 4백여만원을 한꺼번에 내야했다.
또 차량을 무단방치한 사람에 대해서는 1년이하의 징역 또는 1백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토록 돼있는 자동차관리법의 규정에 따라 별도의 처벌도 받게 됐다.
이밖에 훔친 승용차를 몰고 다니다 버리거나 검사미필로 직권말소된 경우 방치하기도 한다. 또 보험금을 타먹을 목적으로 방치후 도난신고를 하는 「얌체족」들도 간혹 적발돼 단속직원들의 혀를 내두르게 한다.
서울시내 각 구청은 급증하는 방치차량을 적발, 처리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방치차량에 대한 주민들의 신고가 하루평균 4∼5건에 이르는데다 1∼2명의 담당직원이 일일이 현장확인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구청측은 일단 차량의 외형을 보고 방치차량으로 추정되면 차적조회를 거쳐 차량주인에게 이전 및 폐차공고를 하는데 자진이전비율은 50%를 밑도는 실정이다.
한국산업경제개발연구소 전만술연구원(55)은 『무단방치차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동차세 납부방식과 직권말소제도를 대폭 개선하는등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이와함께 자동차생산업계는 차량의 생산·판매·회수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사전·사후 서비스시스템을 갖추고 고객에게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성호기자>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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