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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새체제 개방유도 협력/한-일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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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새체제 개방유도 협력/한-일 정상회담

입력
1994.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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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우호정책 불변 거듭확인/일/북일수교협상 신중접근 요청/한 23일 하오 청와대에서 열린 김영삼대통령과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일본총리간 한일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는 역시 김일성사망후의 한반도정세와 북한 핵문제, 일·북한관계및 이 문제들을 관통하는 한일양국 공조문제였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정상회담 결과는 무라야마내각 출범시 천명한「대한정책 불변방침」의 재확인이었다. 일본이 이번 정상회담에 적극적이었던 것도 그동안 친북정책을 표방해온 사회당 총리정권 출범에 따른 한국내 일부의 우려를 의식했기때문이다. 일본은 총리의 외국방문시 외무장관이 수행하지 않는게 관례인데도 이번에 자민당 총재인 고노 요헤이(하야양평)외무장관이 수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무라야마총리는 이날 회담에서『일본의 새내각하에서도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라는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과의 우호협력관계 발전이 일본외교정책의 중요한 지주의 하나』라고 명확히 밝혔다.

 무라야마총리는 이같은 기조의 연장선에서 일본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과 공동노력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김대통령은 일본과 북한의 관계개선문제와 관련, 김일성사망후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변화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악영향을 미치지않도록 북한에 대한 일본의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한일과거사문제와 관련해 무라야마총리는 『일본의 식민지배가 과거 한반도의 많은 사람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과 슬픔을 끼친데 대해 반성한다』고 사과해 호소카와 전총리와 같은 인식을 나타냈다. 특히 과거문제와 관련, 양국정상이 사할린거주 우리동포 3만 6천명중 영주귀국희망자 1만명의 조기귀국이 실현되도록 양국정부가 러시아정부와 협의,기본계획을 조속히 마련키로 한 것도 수확이다. 일본의 사회당총리정권 출범후 첫 한일정상간 만남인 이날 회담에 대해 우리정부는 『격동을 겪고 있는 일본 국내정국에 우리가 능동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안정된 한일관계를 구축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대통령은 회담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에 호응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해 남북정상회담 재추진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반도문제의 직접 당사자인 남북한의 정상들이 직접 만나 핵문제를 비롯한 남북간 모든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게 문제해결의 지름길이라는 평소의 생각을 재확인한 것이다. 김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처럼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다시 강조한 것은 북한의 새체제에 보내는 메시지라고도 할 수 있다. 더구나 평양을 방문했던 박보희세계일보사장이 이날 북경에서『북한의 김정일은 남북정상회담이 이미 합의한 원칙대로 빠른 시일내에 열릴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한 것으로 미루어 회담이 우리정부의 당초 전망보 다 빨리 열릴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김대통령은 회담시기에 대한 전망을 피하면서 원칙적으로 회담연기를 통보한 북측의 연락이 오는 것을 기다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북한의 김정일체제가 공식출범한 뒤 안정을 찾는대로 연락이 올 것이라는 전망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최규식기자>

◎양국정상 일문일답/일국민,「식민지고통」인식을/무라야마/북핵해결되어야 경수로 지원/김대통령

 김영삼대통령과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일본총리는 23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북한핵문제등에 대한 한·미·일 3국간 공조체제가 일사회당의 강령과 맞지 않는 부분은 없는가. 또 3국 중심으로 대북경수로 지원을 모색하고 있는데 일본의 복안은.

 무라야마총리=북한의 핵무기개발에 대한 일본의 기본방침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 대북경수로 지원과 관련, 미북간 협의를 주시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논평을 삼가겠다. 경수로 지원은 과거 북한 핵문제의 최종해결이 전제돼야 한다.

 ―현재 일본내각은 사회당위원장이 총리이다.향후 한일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또 북한에 김정일체제가 구축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핵관련 정책에 변화가 있는지. 경수로 지원에 대한 한국의 입장은.

 김대통령=사회당위원장이 총리가 된데 대해 우리 국민들 가운데 불안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우리는 북한이 변해야 하고 개방되고 개혁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어디까지나 핵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 핵문제는 현재와 미래는 물론이지만 과거의 투명성이 보장돼야 한다는게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경수로 문제는 핵문제 해결과 남북간 화해와 협력에 도움이 되고, 동북아 평화에 도움이 된다는 전제하에 (북한측에)경수로 전환을 지원할 용의를 갖고 있다.

 ―사회당출신 총리로서 대북·대남정책을 어떻게 균형잡아 나갈 것인가. 종군위안부 보상조치의 내용과 시기, 규모는.

 무라야마총리=한·미등 관계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일북간 국교정상화 교섭을 통해 대응해 나갈 것이다. 과거사 인식과 관련,본인은 일본의 식민지시대가 한국민에게 견디기 어려운 괴로움과 슬픔을 가져왔다는 생각을 일국민이 가져야 한다고 본다. 종군위안부 처리문제에서도 사과와 반성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검토중이다. 조속히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

 ―남북정상회담의 조속한 재개 의사는 있는가. 재개한다면 정상회담의 성사시기는 언제쯤이 되리라고 보는가.

 김대통령=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한다는 것이 한국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북한측에 상대의 죽음이라는 변화가 있었고 정상회담을 연기한다는 공식문서를 우리에게 전달했다. (북한에) 새로운 정권이 탄생한 이후에 반드시 호응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 시기는 일방적으로 발표할 수는 없다. 남북의 책임있는 사람들끼리의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결국 남북정상회담에 호응해 올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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