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조문파문·야 농촌문제 집중부각/영월·평창/찜통더위 불구 천여명몰려 열기/경주/땡볕에서 청중보호 유례없는 「천막유세」도 23일 3곳의 보선지역에서 일제히 열린 합동연설회는 개정된 선거법과 선거풍토개선이라는 여망 때문에 그 어느때보다 차분했다. 그러나 후보들이 주고받는 말의 성찬과 공방은 역시 선거는 유세라는 말을 새삼 실감케 했다.
▷대구 수성갑◁
대구수성갑 합동연설회는 12명의 후보연설이 저녘께까지 계속되는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유세장인 만촌국교에는 체감온도가 40도를 넘어서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2천5백여명의 청중이 모였는데 과거와 같은 대규모 동원된 청중은 보이지 않았다. 하오 2시 50분부터 시작된 합동연설회에서 각 후보들은 지역개발공약보다는 TK(대구경북)정서에 대한 해석방법에 초점을 맞춰 열띤 공방전을 펼쳤다.
민자당의 정창화후보는 TK정서를 의식, 『지난 2년동안 지역민의 의사가 국정에 반영될 기회마저 없었던 것은 매우 서글픈 일이었다』면서 『이번 선거가 한풀이나 동정에 치우치는 선거가 되어서는 더욱 안된다』고 주장했다. 정후보는 『지금은 대구의 정치적 명예와 경제적 명예를 되찾을 때』라며 고속전철지하화 동남권개발등의 개발공약을 제시했다.
민주당의 권오선후보는 『의성에서 떨어진 사람을 대구정치1번지보선에 내놓는 것은 대구시민을 깔보기 때문』이라면서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하는데 돈과 권력의 때로 얼룩진 치마를 휘날리며 수성구를 또다시 오염시키려 하고 있다』고 민자·신민후보를 비난했다.
신민당의 현경자후보는 『박철언의원이 의원직을 빼앗긴 날, 고향분들께서 분노하시던 모습을 결코 잊을 수 없다』면서 『그분의 명예를 되찾고 대구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어려운 결심을 했다』고 출마배경을 밝혔다. 현후보는 『남편의 한을 풀려고 이 자리에 선 것은 결코 아니다』면서 『이번 선거를 통해 대구의 의리와 인정과 뚝심이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주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무소속의 김영술 김태우 서진수 윤영한 이상희 이선동 이영찬 정두병 한점수후보는 3당후보사퇴 TV토론회개최등의 이색제안을 통해 얼굴알리기에 주력한뒤 무기력에 빠진 정당정치를 비난하며 자신들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대구=장현규기자>대구=장현규기자>
▷영월·평창◁
하오3시부터 영월국교운동장에서 열린 영월·평창의 첫합동연설회에는 1천여명의 청중이 모여 차분하게 연설을 경청했다. 이날 5명의 후보들은 한결같이 50%가 넘는 농민유권자를 의식, 농촌문제를 집중 거론했고 민자·신민후보등은 보수적인 지역성향을 겨냥해 조문파문을 선거이슈화 하는 모습이었다.
민자당늬김기수후보는 『UR타결에 따른 농촌위기를 해결하는데 신명을 바치겠다』며 영농과학화·전업농육성등의 공약을 제시한뒤 『이같은 일들은 대통령의 선택을 받은 자만이 할수있다』고 주장했다. 김후보는 이어 『얼마전 모당 의원이 김일성에게 조문사절단을 보내자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했다』면서 『자유대한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선열들의 통한은 어떻게 위로받아야 하느냐』고 민주당측을 맹비난했다.
민주당의신민선후보는 『UR비준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날은 농촌이 무한경쟁시대의 희생양으로 파멸되는 날』이라고 「농심」을 자극한뒤 『농민편에서 끝까지 싸우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신후보는 최근 조계사법난과 기독교회관에 대한 경찰투입사건등을 열거하며 『여기에 앞장선 정치경찰은 우리의 대표가 될수없다』며 경찰청차장출신의 김민자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신민당의 김성룡후보는 『어린시절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고향모습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고 정부여당의 「농정실패」를 우선 거론한뒤 『제1야당인 민주당도 정부에 반대만 할뿐 정책다운 정책이 없다』며 여야를 싸잡아 비난했다. 무소속의강도원후보는 『나무는 큰 나무밑에서 잘 자라지 못하지만 사람은 큰 인물밑에서 크는 법』이라며 20여년간 침명보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경력」을 강조했고 농촌지도자 중앙회장출신인 같은 무소속의 함영기후보는 『농민이 대접을 받으려면 농촌전문가를 선택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영월=유성식기자>영월=유성식기자>
▷경주◁
황성공원에서 열린 경주 합동연설회는 무더위때문에 청중이 적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2천여명의 유권자가 모여 선거열기가 찜통더위를 압도했다.
연설회는 3천여평의 나무그늘 아래서 진행돼 유권자들은 부채질을 해가며 후보의 연설을 경청했다.
6명 후보중 5번째로 등장한 민자당의 임진출후보는 조문파문을 겨냥, 『무책임한 당과 세력에 우리의 미래를 맡길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후보는 자신이 여성후보라는 점을 인식한듯 『남성 국회의원 못지않게 부엌살림에서부터 나라살림까지 꼼꼼히 챙기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민주당의 이상두후보는 『김영삼대통령의 개혁 2년은 총체적 실정』이라고 규정하고 『지난해 냉해와 올해 폭염과 가뭄이 이를 증명한다』고 날씨를 빗대가며 현 정부의 정책부재를 공격했다.
이후보는 30년동안 야당 외길을 걸어오며 5번째 도전하는 자신을 두고『귀신도 3번만 빌면 소원을 들어준다는데 제발 이번에는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동정을 호소했다.
신민당의 최병찬후보는 『새 인물 새 정치를 바라는 지역의 열망을 저버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무소속중 최강으로 평가되는 김순규후보는 『경주의 자존심과 명예를 지키기위해 출마했다』고 민자당의 공천이 잘못되었다는 주장을 편 뒤 『당선되면 민자당에 입당하겠다』고 여권성향의 지지표를 겨냥했다. 김후보는 자신이 이곳에서 11대의원을 지냈음을 십분활용, 옛인연을 상기시켜 가며 지지를 호소했다.
무소속의 정상봉후보는 『깨끗한 선거문화정착에 이바지 하겠다』고 다짐했고 역시 무소속의 정강주후보는 『모든 사람을 감싸고 포용하는 정치를 펴보이겠다』고 주장했다.<경주=김호섭기자>경주=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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