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기를 가장 강력하게 특징짓는 시대적 조류의 하나는 글로벌리제이션이다. 세계화 국제화는 나라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등 전 분야에 걸쳐 동시적 범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우리 시대의 가장 강력한 흐름이다. 「국가」의 쇄국적 울타리가 가장 높고 두텁다는 일본에서조차 이미 10여년전부터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한 글로벌리제이션 「운동」이 추진돼 왔고 말레이시아나 태국같은 아시아 지역의 후발개도국들도 정부주도하에 국제화를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고 있다.○국제화구호 퇴색
우리나라에서도 88 올림픽 때와 경제올림픽을 치렀던 지난번 대전엑스포 때 세계를 향해 문을 여는 「세계로 미래로」 캠페인이 벌어졌었고 새 정부 들어서도 국제화 시책이 표방됐었다. 그러나 요즘들어 우리의 눈은 다시 안으로 돌려져 있다. 국민의식은 어느새 도로 오그라들어 쇄국적 아집의 옹색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로 미래로」는 퇴색한 구호가 돼버렸고 국제화도 잊혀진 과제가 된것 같다. 1년넘어 하루도 뜸한 날이 없이 대형 사고 사건이 잇달아 터졌고 핵과 남북문제로 몸살을 앓다시피한 요즘에도 한편에선 노사분규다 가뭄이다 학원사태다 해서 우물속의 소용돌이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적 관심이 밖으로 향할새가 없이 맨날 내부문제로 팥죽 끓듯 부글거리며 세월을 허송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대의 조류를 역류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일본 사람들 사이에선 영종도 신국제공항이 큰 관심거리가 돼있다고 한다. 지난핸가 영종도 국제공항 건설 계획을 축소한다고 했을 때 일본사람들은 이 소식을 반가워했고 교통부에 오명장관이 새로 들어와서 공항계획을 확대한다고 했을 때는 걱정하는 모습들이었다고 한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신국제공항이 서울근처에 새로 건설돼서 시베리아와 만주, 중국대륙과 러시아로 들어가는 길목이 되고 일본에 이어 세계의 상품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는 동북아공업벨트의 관문으로 등장하는 것을 걱정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동경은 아시아의 변두리가 돼버리는게 아니냐는 걱정이라는 것이다. 아산만에 대한 걱정도 많다고 한다. 인천이북의 황해연안에는 거대한 컨테이너선이 접안할수 있는 대규모 항만 입지가 없기 때문에 아산이 영종도국제공항과 같은 동북아공업벨트의 관문이 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본인들의 관심
아시아대륙과 러시아로 들어가는 거대한 물유기지가 될거라는 것이다. 아산과 영종도를 묶어 사람과 물자가 출입하는 아시아의 중심관문이 되고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난지도를 초현대적인 정보센터 겸 국제금융도시로 개발한다면, 그리고 제주도를 홍콩이나 싱가포르 같은 완전 자유지역으로 개방한다면 한국은 명실공히 아시아와 러시아대륙으로 가는 세계의 현관이 되고 아시아의 세기라는 21세기에 한국이 세계의 중심지가 될거라는 얘기다.
난지도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도 민간기업들이 쓰레기를 완전히 들어내고 그위에 새로운 첨단적 국제도시를 건설할수 있다는 계획을 밝힌적이 있고 일본을 비롯한 외국에서도 그 계획의 타당성을 말한 적이 있다. 사람과 물자가 모이고 첨단적 정보와 금융자금이 몰리고 그런것들이 중국 해안벨트와 동북3성, 시베리아등지의 자원·인력과 결합이 된다면 21세기 초반 세계경제의 중심축은 이지역으로 옮겨질 것이며 그 한가운데에 한국이 위치하게 될거라는 얘기다.
○눈을 다시 밖으로
난지도가 홍콩을 대신하는 세계적인 국제금융도시가 되고 영종도가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국제관문이 되고 아산만이 동북아공업벨트의 물류기지가 되고 제주도가 세계적인 휴양관광지 겸 첨단정보산업기지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나라는 완전히 선진국 대열에 올라설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눈을 다시 한번 밖으로 돌려야 될때다. 지난 세기말, 망국의 수치스러운 역사를 기록했던 우리 선조들의 과오를 이번 세기말에 다시 되풀이하는 어리석은 모습을 보여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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