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측 “정치망명 수용못해” 강경고수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여사(49)가 「창살없는 감옥」에서 언제 풀려날까에 대해 국제사회가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수지여사는 지난 20일로 가택연금 만 5년을 넘겼다. 이는 미얀마의 현 보안법의 구금시한까지도 넘긴 것이다. 게다가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소련대통령등 동료 노벨평화상수상자들이 그녀의 무조건 석방을 촉구하는가 하면 20일부터는 인권단체들이 해외 곳곳에서 시위를 하는등 국제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그러나 미얀마 군사정부는 가택연금을 풀 생각을 않고 있다. 그녀를 풀어줄 경우 지난 88년 네윈의 후견 독재정치에 항거하다 수천명의 사망자를 낸 민주항쟁과 같은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 정권이 붕괴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수지여사가 창당한 민주국민동맹(NLD)은 이미 지난 90년 5월 총선에서 그녀가 가택연금중인데도 75%의 지지를 얻는 압승을 거둔 바 있다.
군사정부로서는 「태풍의 핵」이요 「폭탄의 뇌관」 같은 그녀가 해외로 나가만 준다면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미얀마 집권기구인 국가법질서회복평의회(SLORC) 제1서기 킨 니윤트장군은 지난 20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지여사가 5년간 외국에 나가겠다면 연금을 해제하겠다고 제안했다.
수지여사의 반응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군사정권의 탄압에 무릎을 꿇지 않고 미얀마에서 민주화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은 확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녀는 이미 지난 2월 『군사정부와 모든 문제에 대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만 정부가 연금해제 조건으로 내세우는 정치망명이나 출국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수지여사는 현재 무장군인들의 철통같은 감시 속에 수도 양곤 교외의 옛 어머니 집에 연금돼 있다. 면회는 영국인 남편과 두 아들에게만 허용된다.
그녀가 일신의 평안과 조국의 민주화를 맞바꾸려 하지 않는 한 미얀마 군사정권과의 줄다리기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이광일기자>이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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