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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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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의 유도와 서양의 레슬링은 오래전에 국제화되어 올림픽경기종목으로 실시되고 있으나 각 민족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민속투기를 갖고 있다. 한국의 씨름, 일본의 씨름인 스모(상박)가 바로 그것들이다. 각 민족은 누가 뭐래도 민속투기에서 만큼은 타민족이 적수가 되지 못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프로스모를 오스모(대상박)라고 치켜 세우는 일본인의 자부심이 또 한 차례 무참하게 짓밟혔다. 지난 주에 끝난 오스모 나고야(명고옥) 대회서 하와이 출신의 무사시마루(무장환)가 내로라 하는 일본장사를 모조리 물리치고 전승 우승을 했기 때문이다. 하와이 출신이 오스모를 제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금은 은퇴하여 스모도장을 운영하는 다카미야마(고현산), 2백60의 거구 고니시키(소금), 아케보노(서)등 3명이 이미 오스모를 제패한 바 있으며 특히 아케보노는 외국적 선수로서는 최초로 오스모의 최고서열인 요코스나(횡강)에 올라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이번 나고야대회에는 지난번 대회도중 발목부상으로 도중하차했던 아케보노가 불참하므로 인기최고의 일본선수 다카노하나(귀화)의 연속우승이 예상되었고 연속우승을 거두기만 하면 다카노하나는 요코스나 승진이 보장되었었다. 그러나 또다른 하와이 출신 무사시마루가 다카노하나를 따돌리고 전승으로 첫 패권을 잡았다. ◆1년에 여섯번 열리는 오스모대회서 전승 우승은 89년이래 5년만이다. 아케보노가 불참하자 무사시마루가 나타나서 일본의 희망 다카노하나를 내동댕이쳤으니 일본 오스모는 하와이 노이로제를 헤어나지 못하는 꼴이 되었다. 하와이 출신들 이전에 한국계 재일동포들이 이민족 선수로서 오스모를 숱하게 제패했으나 일본인들은 거기에 대해서는 애써 모른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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