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당개입 자제·「금권」사라져/후보들,유권자찾아 「발로뛰기」경쟁 ○…청중동원 옛말/자원봉사자확보 사활걸고 친지·동문·제자 총동원 선거가 달라져 가고있다. 대구수성갑, 경주시, 영월·평창의 보궐선거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새정부의 정치개혁의지와 새 선거법이 주도하는 선거혁명이 본격적인 실험대에 올라서 있는 것이다. 이실험은 내년의 지자제선거와 96년의 총선등을 겨냥한 것이어서 더욱 더 중요할 수밖에 없고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게 중론이다.선거현장의 달라진 모습을 간추려 본다.
○…이번보선의 가장 큰 변화중 하나는 중앙당의 지원범위와 내용이 눈에 뛰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불과 1년전에 실시된 대구동을과 춘천 보선의 경우만 해도 여야가 경쟁하다시피 선거법의 허용한계를 훨씬 뛰어넘는 중앙당 개입을 마구잡이로 강행했다. 수십명의 현역의원이 동마다 책임자가 되어 현지에 상주했고 이과정에서 선거법은 유명무실화 되며 중앙당이 불법, 타락을 주도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기 일쑤였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중앙당의 개입현상이 나타나지 않고있다. 물론 이번에도 야당은 당지도부가 선거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법테두리내에서의 행동을 다짐하고 있다. 민자당은 지구당중심의 선거를 치르겠다고 공언한뒤 선거일 공고이후 실무준비팀을 제외한 단한명의 중앙당직자도 보선지역을 방문하지 않고있다. 민자당의 이같은 방침은 현지지구당의 반발을 사고 있을 정도이다.
○…과거 선거때마다 문제가 됐던 금권선거양상이 사라진것도 눈여겨볼만한 변화다. 깨끗하고 돈안드는 선거실현을 겨냥해 새로 마련된 통합선거법은 법정선거비용을 대폭줄이고 선거비 지출에 대한 엄격한 통제장치를 만드는등 금권선거 여지를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선거비용실사권을 부여받은 선관위의 단속의지도 전례없이 단호하다.
지난해 대구동을 보선에서 돈봉투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민자당은 『설사 선거에서 지는 한이 있더라도 금권선거만은 뿌리뽑아야한다』는 각오로 임하고있다. 민자당은 중앙당지원을 한푼도 하지 않는다는 방침아래 심지어 후보등록시 내는 기탁금도 후보개인이 마련토록했다. 여당이 돈을 안쓰겠다는데 대해 야당은 적극적인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다.
○…후보자들이 자원봉사자확보와 활용에 선거전의 사활적 의미를 두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점도 종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새선거법이 유급선거운동원수를 과거의 10분의 1수준(선거구내 읍면동수의 1·5배이내)으로 줄이는 대신 자원봉사자수는 무제한으로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각후보진영은 당원은 물론 친척·동문·제자등 모든 인맥을 자원봉사자로 총동원하고있다.
영월·평창의 경우 김기수후보(민자)는 기존 당원 2천명을 자원봉사대로 전환시켰고 신민선후보(민주)는 강원도내 13개 지구당에서 3∼8명씩의 당원들을 자원봉사자로 「지원」을 받기로했다. 또 대구수성갑의 현경자후보(신민)는 박철언전의원이 운영했던 주부대학과 청록회등 옛 사조직회원 4백여명을 가동하고있다. 그러나 대부분후보들은 아직은 「무급봉사」에 생소한 지역분위기때문에 「구인난」을 겪고 있는데다 이들의 「자발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자 이를 해소하기위한 묘안짜기에 부심하고있다.
○…이와함께 선거법상 무제한 허용된 개인연설회를 통한 「발로 뛰는 선거운동」도 두드러진 특징이다. 과거 유세처럼 돈으로 청중을 끌어모으는것이 아니라 후보가 유권자들이 모인곳이면 어디든 마이크를 들고 직접 찾아가고 있는것이다. 3개지역 모든 후보들은 개인연설회가 시작된 17일이후 현재까지 폭서에도 아랑곳하지않고 시장·노인정·아파트단지등에서 평균20회이상의 연설회를 마쳤다. 여기에 컴퓨터통신·전화·자필편지등 역시 선거법에 신설된 신종유세방식도 총동원되고있다. 대구의 김태우후보(무소속)는 선거구내 컴퓨터통신인 「천리안」가입자 1천6백명을 대상으로 지지메시지를 내보내는등 첨단기법을 활용하고있고 선거구가 넓고 산촌이 많은 영월·평창의 경우는 어느 후보를 막론하고 10∼20명의 여성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전화부대」가 선거운동에 큰몫을 담당하고 있다.<대구·영월=장현규·유성식기자>대구·영월=장현규·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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