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제선거 앞두고 “얼굴 알리자”/타지비해 변수커 무소속들 “기대” 대구 수성갑 보선에 무려 12명의 후보가 난립, 선거 전부터 숱한 화제를 불러 일으켜온 이곳에 또다시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대 1이라는 경쟁률은 역대 총선사상 4번째 기록이지만 보선에서는 최고 경쟁률이다. 특히 후보난립현상은 대부분 정당제도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했던 5대 국회 이전에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12대 1의 경쟁률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대구 수성갑에 후보난립현상이 초래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대구 수성갑이 이번 「8·2보선」 지역 중 여론의 관심도가 가장 크다는 데 있다. TK세력의 중심지인 이곳은 박철언 전의원이 「대구의 명예회복」을 주장하며 부인 현경자씨를 후보로 내세워 관심지역으로 부상해 있었다.
때문에 정치 초년생이라 하더라도 일단 선거전에 나서기만 하면 당락에 관계없이 자신의 지명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후보가 난립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특히 이번 선거는 내년 지자제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과 자연스럽게 접촉, 자신을 선전할 수 있기 때문에 구청장이나 광역의회선거에 뜻이 있는 상당수 인사들이 후보등록을 했다는 얘기마저 있다.
실제로 정당공천을 받아 출마한 정창화(민자) 권오선(민주) 현경자(신민) 후보와 14대 총선때 차점 낙선한 무소속의 이상희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8명은 득표전략수립이나 공약개발보다는 「얼굴알리기」에 급급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현지 유권자들도 이번 보선에 나선 일부 후보가 내년 지자제선거 때 다시 얼굴을 내밀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후보난립의 또다른 이유는 선거결과 예측이 힘들다는 현실적 측면이다. 대구 수성갑은 경주시나 영월·평창과 달리 고려해야 할 상황변수가 많아 무소속후보로 나서더라도 어느 정도 기대를 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민자당의 정후보는 경북 의성에서 지역구를 옮겨오는 바람에 지역기반을 완전히 다지지 못했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신민당의 현후보 역시 여자인데다 불과 한달 전에서야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무소속후보입장에서 보면 그런대로 해볼 만한 싸움이라는 판단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후보난립은 선거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현재 각 후보진영은 후보난립을 하나같이 자신들에게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고 있다. 민자당측은 『후보가 7∼8명선만 돼도 승산이 있다고 봤는데 12명이나 되니 더욱 유리해진 셈』이라며 『여권의 고정표만 잘 지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달리 민주당과 신민당은 『무소속출마자가 난립한 것은 여당에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신민당은 『무소속후보들 중에는 여권인사가 일부 있는데다 이들의 득표력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대세에는 별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장현규기자>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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