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홀어머니가 외아들부부를 상대로 부양비 청구소송을 냈다. 또 병든부모를 부양한 대가라며 부모재산을 몰래 팔아치운 딸부부를 상대로 반환소송을 낸 부모도 있었다. 모두 부모가 승소했다. 부모부양의무가 도덕적 의무일 뿐 아니라 법률상 의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의외로 많지 않은 것 같다. 우리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부양의무에 대해 알아본다.
법률상의 부양의무는 무조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부모가 자신의 재산, 능력, 수입등으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라야 한다. 동시에 자녀에게 부양에 필요한 경제적 능력이 있어야 한다.
부양이 법률상 의무라는 것은 부모의 부양요구가 단순한 기대 또는 요청에 그치지 않고 명백한 「권리」임을 뜻한다. 즉 생활능력이 없는 부모는 부양능력이 있음에도 부양을 거부하는 자식들에게 이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이때 부양의무는 모든 자녀들에게 공동으로 부여된다. 딸이나 차남이라고 해서 면제되는 것이 아니다.
민법에서는 우선 부양의 방법과 수준을 당사자들이 협의, 결정토록 하고 있다.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부모나 자녀측의 청구에 따라 법원이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때 법원은 부양의무자의 능력과 생활수준, 수입, 신분과 사회적 지위는 물론 부모의 생활정도 등 제반 사정을 모두 참작해 결정한다. 따라서 부양방법과 수준은 각 경우마다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일례로 고부간의 갈등이 너무 심해 도저히 함께 살 수 없다는 부모쪽의 주장을 받아들여 자식에게 부모의 생활비는 물론 별도의 주거마련비용을 부담케 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협의가 이뤄지거나 법원의 결정이 있은 후에도 부양의무가 부여된 자녀가 직장을 잃거나 도산한 경우, 부모가 생활능력을 회복했다고 판단될 경우등엔 기존의 결정의 취소 또는 변경을 법원에 요청할 수 있다.<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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