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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맨십과 절전/박정삼 체육부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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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맨십과 절전/박정삼 체육부장(메아리)

입력
1994.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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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짜증속에서도 스포츠 팬들은 모처럼 볼거리가 많은 휴일을 맞게 된다. 17일 새벽 4시30분에는 스웨덴과 불가리아 간의 월드컵 3·4위결정전이 벌어지고 하오 2시에는 잠실구장에서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펼쳐지며 월요일인 18일 새벽에는 FIFA컵의 주인공을 가리는 월드컵 축구결승전을 TV3사가 공동중계한다. 월드컵축구나 프로야구가 팬들을 매료시키는 까닭은 한게임 한게임마다 예측불허의 감동적 드라마가 있고, 이같은 드라마는 곧 우리네 인생살이의 축도와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스포츠드라마를 엮어가는 모든 선수들은 우선 팀플레이를 위한 자기헌신적 노력이 요구된다. 개인적 공명심이나 만용에 의한 플레이는 반드시 실패하게 마련이며 관중들로부터 야유를 받게 된다. 모든 참가자들이 서로 돕고 서로 의존하는 상관관계속에서만 스포츠는 작품으로 승화되며 마침내는 승리의 여신과 포옹할 수 있을 뿐이다.

 이와 함께 선수들은 팀내에서 자기가 맡은 책임을 독립적으로 완수해야할 의무가 있다. 한사람의 실책은 한순간에 곧 팀 전체의 패배로 연결지어진다. 그래서 스포츠드라마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은 초인적인 반복훈련과 극기의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피땀으로 점철된 훈련과정을 통해 절제된 인간신체의 한계기능이 표현되었을 때 관중들은 감동을 받고 환호와 갈채를 보낸다.

 또한 경기도중 곳곳에서 마주치게 될 중요한 순간마다 연출자인 감독이나 연기자인 선수 개개인에게는 독창적 결단력과 선택이 요구된다. 기회는 자주 찾아오거나 기다려주지 않는다. 우물쭈물 망설이다 모처럼의 기회를 무산시키거나, 또는 비합리적 선택을 했을 경우 참가자들은 패배라는 이름의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그러나 한편의 스포츠드라마가 끝났을 때 우리는 스타 플레이어라는 이름의 영웅을 만나게 된다. 그는 으레 눈물과 극기와 영광이 뒤범벅된 얼굴로 우리앞에 나타난다.

 스포츠란 무엇인가. 스포츠는 참가자 모두의 자기희생정신, 민주적 협동과 개인적 경쟁이 고루 발현될 때에만 팀에는 승리를, 개인에게는 영광을, 관전자에게는 감동을 안겨준다는 사실을 가르치고 있다. 북한이 자랑하는 거대한 집단체조가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것도 개성이 없는 강제적 조직운동이기 때문이다. 사회성과 개성이 조화를 이룰 때만이 스포츠는 스포츠다워질 수 있다. 사회적으로 전력수급이 위험수위에 다다른 요즘 집안에서 스포츠중계를 보면서도 절전을 함께 생각하는 스포츠맨십이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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