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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투쟁경력용」대남테러/“향후 남북관계서 짚고 넘어가야”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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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투쟁경력용」대남테러/“향후 남북관계서 짚고 넘어가야”중론

입력
1994.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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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테러·KAL기폭파 공작 주도/빨치산세대 후계부신 해소위해 단행 김일성의 후계자로 김정일이 북한의 새로운 권력핵심으로 부상하자 그가 우리 국민에 대한 국제적 테러의 주범이었다는 점에서 향후 남북관계에서 이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83년 버마(현 미얀마)아웅산묘소폭탄테러사건과 87년 대한항공 858편기 폭파사건은 김정일이 직접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계기로「김일성이 전쟁범죄자라면 김정일은 테러집단의 우두머리」라는 인식이 고정됐고 남북관계는 심각한 대결국면으로 치달았다.

 83년 당시 전두환대통령의 동남아순방시 발생한 아웅산폭탄테러사건으로 서석준부총리 이범석외무부장관 김동휘상공부장관 서상철동자부장관 함병춘대통령비서실장등 수행원 16명이 사망했다. 한창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해야 할 동량들이었다. 당시 전대통령은 아웅산묘소에 도착전 사건이 발생, 화를 모면했으며 즉시 귀국, 전군에 비상경계령을 내리는 등 한반도 상황은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치달았다.

 버마정부의 협조로 체포된 북한의 테러범 3명은 모두 북한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국소속 특수부대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고도로 훈련된 특수요원들로 사제폭발물을 직접 제작해 사용했다.

 김정일은 지난 84년 2월 영화감독 신상옥 최은희씨 부부를 만난 자리에서 아웅산 폭탄테러사건에 관해 언급, 사실상 자신이 개입했음을 시인했다.

 이 자리에서 영화에 관심이 많던 김정일은 신씨에게 『북한영화가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신씨가 『북한영화를 수출하려면 일본 홍콩기술자들이 필요한데 아웅산사건으로 그들이 초청에 응할 지 모르겠다』고 말하자 김정일은 『할 수 없지 않느냐. 노력해 보자』고 사건개입사실을 실토했다는 것이다.

 김정일은 대통령선거를 앞둔 87년 11월29일 바그다드발 서울행 대한항공 858편기를 폭파, 1백15명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가는 만행을 또 다시 저질렀다. 「마유미」라는 일본인으로 위장한 김현희가 항공기내 선반에 장치한 폭탄이 안다만 상공에서 폭발, 피해자들의 유가족은 시신조차 거두지 못하는 참극을 당해야 했다. 

 당시 안기부는 폭파범 김현희가 수사과정에서 『87년 10월 7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사부장을 통해 「88올림픽 개최저지를 위해 민간항공기를 폭파키로 했다」는 김정일의 친필지령을 받고 1개월간 특수훈련을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발표했다.

 안기부등에 의하면 김정일은 김현희가 자신의 공작지령사실을 공개한 뒤 재판에 회부됐다가 사면돼 한국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는데 분노, 김현희를 암살하기 위한 비밀회의를 두차례나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김현희가 수기집을 발표해 화제가 되는 등 유명인사로 떠오르고 한국민의 동정까지 얻게 되자 국제적 시선을 의식, 암살을 포기했던 사실이 있다고 관계당국은 밝히고 있다.

 당시 미국공보처(USIA)의 한 북한전문가는 『김정일은 당시 후계자로 지목되고있었으나 투쟁경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결정적 결함으로 작용, 군·당의 혁명 1세대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며 『김정일은 이같은 내부적 불신을 일거에 해소하고 투쟁경력을 쌓기 위해 국가원수와 민간항공기에 대한 극단적 테러를 선택한 것같다』고 지적했다.

 또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올림픽을 개최하는 등 우리 정부의 외교력이 향상되는데 제동을 걸 수있을 뿐 아니라 국가원수와 많은 인명이 살상되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남한내 혼란상황이 야기될 것이라는 오판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황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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