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부상여부 촉각곤두/92년 남한방문… 지난해말 경제난문책 해임/김정일인맥… 좌천불구 여전히 경제자문역/재기땐 합작사업 본격추진 기대 삼성 대우 럭키금성등 국내 주요그룹들이 북한의 전정무원부총리 김달현의 복귀 여부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남한내 대부분 그룹들이 그동안 대북투자를 비롯한 남북경제협력사업을 김달현과 중점 추진, 사실상 김달현이 북한측 파트너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김달현은 한때 정무원부총리겸 국가계획위원장으로 북한의 대외업무, 특히 남한과의 경협업무를 맡아 92년에는 남한을 방문하기도 했었다. 대우그룹의 김우중회장은 92년1월 그의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 남포공단사업에 합의했었다. 김달현은 92년7월 남한방문때 대우 삼성 현대 포철 화승 유공등 국내기업들의 공장을 둘러보며 남북경협의사를 적극 전달하기도 했었다. 그는 또 92년12월초순 중국 북경에서 대우그룹 김회장과 당시 삼성물산의 이필곤부회장, 럭키금성상사 천신환사장등 국내 주요그룹의 총수 및 전문경영인들을 연쇄접촉하고 초청장을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는 북한과의 경협을 경쟁적으로 폈던 국내기업들의 핵심파트너로 활동했던 것이다.
김달현은 그러나 지난해 12월11일 제9기 6차 최고인민회의에서 3차 7개년계획(87∼93)의 실패와 심각한 경제난을 타개하지 못한데 대한 문책으로 김일성으로부터 직위해임됐었다. 직위해임과 함께 18위였던 당서열에서 완전히 사라진 그는 현재 순천 비날론연합기업소총지배인이라는 한직을 맡고 있다.
김달현의 복귀여부에 대해 재계는 두가지 점에서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그가 김정일의 경제관련 주요인맥으로 활동했었다는 점과 현재 북한의 대외경제정책을 맡고 있는 이성대대외경제위원장이 그의 측근중 측근이라는 사실이다. 김일성의 5촌조카인 김달현은 지난해말 2선으로 밀려났으나 여전히 김정일의 경제관련 자문역할을 부분적으로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외경제위원장인 이성대는 김달현이 한직으로 물러난 이후에도 그의 대외정책노선을 따르는 대남경협자세를 견지해왔다. 92년8월 김달현으로부터 대외경제위원장직을 승계받은 이성대는 특히 올들어 새롭게 부상한 북한 국가계획위원회위원장 홍석형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김달현의 복귀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재계는 특히 지난 11일 김정일이 김일성의 시신을 참배하는 자리에 김달현이 고위실력자들과 함께 참석한 것이 확인되자 그의 복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와관련, 재계는 경제이론과 함께 실무능력을 갖춘 김달현의 재기용에 대비해 조심스럽게 김달현라인 재개준비를 하고 있다.
재계는 김달현의 복귀가 이루어질 경우 북한의 대남경협은 새로운 차원으로 전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관련 업무를 맡고있는 재계 관계자들은 남한을 교역상대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북한의 대외정책이 조기에 바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이 경우 남한의 생필품과 북한의 원자재를 교환하는 형태의 교역과 남한의 원자재를 북한에 보내 완제품으로 가공해 들여오는 임가공사업이 급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계는 특히 교역과 임가공사업을 넘어 남북합작사업의 본격 전개가능성도 예상하고 있다. 대우그룹의 경우 조사단까지 들어갈 정도로 진전됐다가 중단된 남포공단개발사업의 재개를 기대하고 있으며 럭키금성이나 삼성그룹등은 현지공장의 개보수작업과 전자 섬유분야의 합작사업 및 북한의 사회간접자본시설확충작업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이종재기자>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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