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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물산 수입업체들 “애간장”/김 사망 남북교역에 “복중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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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물산 수입업체들 “애간장”/김 사망 남북교역에 “복중 한파”

입력
1994.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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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관업무 완전중단 물품 도착지연 사태 북한주석 김일성 사망으로 북한의 대외 교역창구가 좁아져 북한 물산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교역업체들이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소규모 자본으로 남북교역에 뛰어들어 북한의 교역문호 개방에도 일조한 이들은 누구보다 남북관계 해빙을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92년부터 들쭉술등 북한 술을 전문적으로 수입, 국내 백화점에 공급하고 있는 코티리코 대표 최병택씨(38)는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합의되던 날 『드디어 때가 됐다』고 쾌재를 불렀다. 최씨는 이후 자신과 같이 북한 물품을 들여오는 코리아랜드(대표 강영수·37)와 합동으로 남북정상회담 개최합의를 기념하는 대형 이벤트사업을 롯데백화점에서 열기로 하고 9일 상오 사업계약을 맺었다. 기대와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 2시간여후 김일성 사망소식이 날아들어 부랴부랴 계약을 취소했다.

 그러나 최씨는 정상회담 무산과 김의 사망으로 심란해 하는 실향민들을 위로하는 이벤트로 성격을 바꿔 50여종의 북한상품을 전시판매하려던 계획을 술 화문석 여름상품 수예품 우표등 20여종으로 줄여 강행키로 하고 12일 재계약을 맺었다. 김일성 사망이후 북한의 교역창구가 제한돼 26∼31일로 정해진 이벤트기간 전에 50여종의 물산을 들여올 전망이 서지않기 때문이다.

 최씨는 92년 모 회사 일본 주재원으로 근무할 때 재일동포들이 고국의 술을 마시며 향수를 달래는 현상에 착안, 귀국후 곧바로 북한술을 수입하는 무역업체를 차려 3년간 6억여원상당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부터 중국을 통해 북한산 소주 4억여원어치 1백50만병을 수입한 남북흥업(대표 고진영·41)도 지난 8일부터 북한 세관의 업무 중지로 10일로 예정됐던 70만병의 도착이 늦어져 애를 태우고있다. 지금 전망으로는 장례식이 끝나는 17일 이후가 될 것 같지만 그것도 보장된 것은 아니다. 사업초기에는 물품이 도착하기 전에 백화점등과 매매계약을 했으나 북한이 공급 기일을 자주 어기고 공급량도 불확실해 이번에는 사전계약을 하지 않아 위약금을 물지않게 된것만도 다행이다. 

 미원통상(대표 고두모)의 남북통상 전담 한경표대리(32)도 15일 북한 남포항에서 물수건 60만장을 수입하기로 했으나 출항이 마냥 늦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는 『북한이 정치 경제위기의 돌파구로 개방등 새로운 정책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적으로 남북교역이 위축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남북교역을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같다』고 희망적인 의견을 표하고 있다.

 현재 북한상품을 취급하는 매장은 서울에만 신세계 명동·영등포·미아리점등에 10여개가 있다. 미도파백화점 주류코너에 근무하는 한직원은 『김일성 사망후도 이전과 변함없이 하루에 북한술이 4병 정도 판매되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가 호전되면 주고객인 실향민들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정덕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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