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지 소련군 병영서 백두산으로 조작/“논문·책저술 4백여편” 능력과시 홍보도/호칭도 「당중앙」서 「어버이」까지 점점격상 북한은 지난 73년 김정일을 김일성의 후계자로 정한 뒤 20년 가까이 집중적인 우상화정책을 펴왔다. 김일성에 못지 않은 김정일 우상화에는 역사적인 사실날조는 물론 전설에 이르기까지 웃지 못할 내용들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유일체제의 계승을 위해 우상화 작업을 계속해 왔으며 최근들어 그 강도를 높이고 있다.
김정일 우상화는 그의 출생지로부터 출발한다. 북한은 지난 84년 발간한 전기물 「김정일지도자」를 통해 그의 출생지를 백두산의 항일유격대 밀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김정일의 출생지는 1942년 당시 김일성이 소속돼 있던 하바로프스크 또는 블라디보스토크 부근의 소련군 병영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북한은 김정일이 백두산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전제로 백두산의 한 봉우리를 「정일봉」으로 정해 이를 바위에 새겨놓고 있다. 북한은 김정일이 태어났다고 주장하는 통나무 집의 사진을 화보로 만들어 홍보자료로 쓰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은 김정일의 출생과 유년시절에 관한 전설을 유포시켜 신격화하기도 한다. 지난 91년 9월 북한문예출판사가 펴낸 「백두광명성 전설집」(30편)에는 김정일의 권위를 높이기 위한 허무맹랑한 내용들이 들어있다. 이 전설집은 출생과 관련해 『한겨울에 백두산 천지에 나타난 흰제비로부터 백두산장사와 같이 천하를 다스릴 또 한 분의 장사가 2월 16일에 태어난다는 소식을 들은 백발노인이 사람들에게 김정일의 탄생을 알렸다』고 적고 있다.
전설집은 또 『김정일이 해방후 청진시 인민학교를 방문, 일본인들이 쓰던 지구의에 있는 일본 부분을 먹으로 새까맣게 칠해놓자 일본 땅에 검은 구름이 깔리고 소나기가 내렸다』고 쓰고 있다.
북한은 또 지난 87년부터 백두산 일대를 중심으로 한 북한 전지역에서 김정일의 탄생을 예언하는 내용을 포함한 「구호나무」가 다수 발견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일성의 항일투쟁시 그의 추종자들이 김일성을 찬양하는 문구나 항일슬로건을 이들 나무에 새겨 놓았다는 주장이다. 북한측은 구호나무에 「아아, 조선이여 백두성 탄생을 알린다」는 김정일 출생예언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지난 88년 「불멸의 꽃」으로 불리는 「김정일화」를 보급했으며 지난 해에는 김의 생일에 맞춰 「효성화」라는 꽃을 연구, 발표했다. 또한 김정일을 「아버지」로 묘사한 가요 2곡을 보급하기 시작했으며 재외공관등에는 지난해께부터 김일성과 김정일의 사진을 나란히 걸어놓았다.
북한은 김정일에 대한 호칭을 70년대 「당중앙」에서 점차 격을 높여갔다. 80년대 「친애하는 지도자」 「위대한 영도자」에서 최근에는 「경애하는 어버이」로까지 부르고 있다. 북한은 또 시를 비롯한 각종 문예창작물을 통해 김정일을 찬양하고 있다. 북한의 문예창작단체인 조선문학창작사는 지난해 시부문만 1백20여편을 창작, 발표했다.
북한은 이같은 우상화조작과 함께 김정일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북한은 우선 김정일이 저술한 논문이나 책이 4백여편에 이르는 것으로 발표해놓고 있다. 전문이 확인된 것만 1백70여편이고 제목만 밝혀진 것은 2백30여편이다.
북한은 특히 김정일이 마르크스나 레닌보다 훨씬 젊은 나이에 사상이론활동을 전개한 탁월한 이론가라고 선전하고 있다. 북한방송은 김정일이 채 20세도 되지않은 대학초년생 시절에 주체사상의 「수령론」을 정립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심지어 북한은 「공화국깃발」 「초상화」등 동요를 김정일이 8세 때와 11세 때 창작한 「불후의 고전적 명작」이라고까지 주장하고 있다.<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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