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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크」넘긴 평양… “다시 일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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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크」넘긴 평양… “다시 일터로”

입력
1994.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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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점 문열고 버스·열차도 운행 재개/김정일,당·정·군간부 백여명대동 참배/방송선 “서울재야인사 애도 답지” 선전 북한주석 김일성의 사망이후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정일이 11일 저녁 김일성의 시신 옆에서 조문객들을 맞았다. 이는 김정일로의 권력승계가 매듭지어졌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외신은 전하면서 평양시내도 평상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꽃장식유리관에 안치

 ○…북한은 김일성사망 91시간만인 11일 하오11시40분 김일성의 시신을 공개했다. 이날 밤 일본의 TBS방송이 북한의 평양방송을 수신한 화면에서 김일성은 주석궁에서 자주색 모포를 가슴까지 덮은채 꽃으로 장식된 유리관 속에 누워 있었다. 김일성은 입을 굳게 다문채 얼굴을 다소 찡그리고 있었으나 특별한 상처는 보이지 않았다.

 김일성의 시신은 이날 하오9시부터 시작된 당·정·군 고위간부들의 첫 공식참배에서 공개된 것이며 평양방송은 이 화면을 하오11시부터 방송하기 시작했다. 공식참배에서 김정일은 오진우인민무력부장, 강성산정무원총리, 김용순노동당대남담당비서, 김달현전정무원부총리등 고위간부 1백여명을 대동, 권력승계작업이 순탄함을 내외에 과시했다. 이날 참배에는 북한주재 외교사절도 참석했다. 김정일은 조곡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김일성의 시신 앞에 두세차례 머리를 숙였으며 간간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는 모습도 보였다. 군고위장성들도 대부분 김일성의 시신 앞에 머리를 숙인채 눈물을 흘렸으며 김정일은 가장 먼저 참배한뒤 오인민무력부장등과 함께 북한주재 외교사절등의 인사를 받았다.

○외국대사 일일이 접견

 ○…김정일이 11일 김일성 빈소를 찾은 외국대사들을 개인적으로 접견했다고 한 외교관이 전화를 통해 밝혔다. 이 외교관은『외국대사들과 무관,기타 소수 사람들이 김일성의 유해가 안치된 주석궁으로 초치됐으며 이들은 4시간을 기다려 김일성의 시신을 둘러본후 빈소에 있던 「가장 중요한 지도자」와 악수를 나눴다』고 전했다. 김정일은 이자리에 「제1의 인물」로 있었으며 『매우 심각하고 깊은 슬픔에 싸여 있었으나 집중력이 있었다』고 이 외교관은 전하면서 『짧은 조문행사중 애도 음악이 연주됐다』고 덧붙였다.

 외교관들은 김정일에게 한마디씩 말을 건네도록 허용됐으나 그는 회답을 하지 않았으며 빈소의 서열은 김정일에 이어 오진우 강성산의 순이었다고 이 외교관은 전했다.

○동상엔 여전히 운집

 ○…AFP통신에 의하면 『북한주민들은 김주석 사망으로 비통한 주말을 보낸뒤 대부분이 근무지에 복귀했으나 아직도 많은 수의 평양시민들이 김주석 동상앞에 모여 있다』고 평양거주 외국인들이 말했다. 북경과의 통화에서 한 평양주재 외국인은『상점들이 문을 열고 열차와 버스가 운행중이며 사람들은 평소처럼 일자리로 돌아가고 있다』며『그러나 슬픔에 빠진 수천의 시민들이 아직도 김일성대학등 주요 시설의 김일성동상앞에 모여 있다』고 전했다.

 한편 평양주재 소식통들은 북한이 11일 김정일을 후계자로 선출하기 위해 당중앙위원회와 최고인민회의를 긴급 소집했다는 한국 안기부의 주장과 관련,『주요 회의소집에 대해 어떤 정보를 갖거나 조짐을 느낄수없다』고 말했다.

 ○…12일 평양에서 떠나온 일본언론인들은 『김일성사망이후 평양시 중심 광장의 김일성동상앞에는 평양시민 1만여명이 모여 연일 울부짖고 헌화하고 있다』며 『광장에는 5∼6대의 앰뷸런스가 배치되어 실신하는 시민들을 병원으로 실어나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평양 중심가 광장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조용하여 광장의 떠들썩한 분위기와는 크게 대조적이었다고 이들은 전했다. 영화관과 댄스홀은 모두 17일의 장례식때까지 폐쇄되었으며 TV와 라디오에서도 김일성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주로 내보내고 있고 심지어 학생들이 노래부르는 것도 금지되었다는 것.

 이들이 접촉한 북한주민들은 김정일이 김일성의 뒤를 잇는다는데 대해 전혀 거부감이나 회의를 표명하지 않았고 북한의 간부들은 김정일의 신체제가 한국과 북한의 좋은 관계를 이룩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남조선에서도 비통”

 ○…북한은 12일『김일성의 사망에 대해 남한사람도 비통한 마음을 금치못하고 있다』고 선전했다. 

 내외통신에 의하면 북한 평양방송은 서울의 재야인사 김아무개, 성북구에 사는 윤아무개, 모대학교 김아무개등 익명을 내세워『이들이 김일성의 사망소식을 듣고 「생각할 수도 없는 일」 「하늘이 무너지는 것같다」 「우리 민족의 대손실」등으로 말했다』면서 『남조선의 각계각층 인민들이 김일성의 서거에 가장 비통한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평양방송은 특히 김일성의 뒤를 이을 김정일에 대해 남한사람들이 『하늘이 우리 민족에게 준 또 한분의 위인』 『김정일이 있어 민족의 앞날은 창창하다』는등으로 찬양하는 가운데 『민족의 영명한 지도자 김정일을 김일성처럼, 하늘처럼 믿고 싸워 통일위업을 반드시 성취할 것』이라고 다짐한 것으로 이 방송은 선전했다.

 ○…북한은 12일 김일성의 사망직후 백두산에서 격렬한 기상변화가 있었다면서 『백두산과 천지도 비분을 삭이지 못해 몸부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외통신에 의하면 북한 중앙방송은 이날 상오 뉴스를 통해『김일성이 사망한 8일 새벽 백두산에는 짙은 안개 장막속에 깊이 잠든듯 조용하던 천지가 갑자기 격랑을 일으키며 몸부림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와 때를 같이해 초속 50 이상의 돌개바람이 불면서 대줄기같은 비가 쏟아져 내렸는데 이날 시작된 비는 잠시도 그치지 않고 3일동안 3백나 내렸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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