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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김정일체제」묵인 조짐/북­미관계 예상밖 화해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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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김정일체제」묵인 조짐/북­미관계 예상밖 화해무드

입력
1994.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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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보다 관계개선 적극적” 판단 김일성 사후의 북미관계가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화해무드에 빠져드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클린턴미행정부의 고위관리들이 북한에 「제2의 김주석」체제가 등장했음을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은데 이어 평양의 새 지도부가 미국측의 이같은 화해 제스처에 화답하고 나서 김일성 이후의 양국관계 급랭가능성을 점치던 관측통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있다.

 미국정부는 북한의 권력이양 과정에 따르는 엄청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체제에 대한 접근의 속도를 빠르게 진행시키고 있다.

 이같은 태도는 행정부 고위관리들의 최근 발언에 그대로 드러나있다. 워런 크리스토퍼미국무장관은 10일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기자들에게 김정일과 클린턴대통령과의 회담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는 거쳐야할 단계가 많이 남아 있지만 북한의 태도에 따라서는 불가능한 일만은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크리스토퍼의 발언은 김정일체제에 대한 명백한 접근의사 표시이자 지미 카터전미대통령이 지난달 중순 방북이후 촉구해온 북미간 고위급 직접접촉 충고를 수용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클린턴대통령은 북한의 권력승계 과정을 좀더 지켜본뒤 평양에 특사를 파견하거나 카터의 제안대로 북미 외무장관회담의 개최를 제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소문까지 나돌고있다.

 미국은 적어도 당분간은 김정일체제에 대한 위협은 없으며 그의 권력기반 강화가 북한내 안정지속을 의미한다는 판단에서 김부자의 권력승계에 일찌감치 승인도장을 찍기로 작정한 듯하다.

 김정일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미국정부는 김정일이 어쩌면 김일성보다 대외 관계개선에 더 적극적으로 나올지도 모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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