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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일,경쟁자론 아직 “역부족”/김성애일가 앞으로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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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일,경쟁자론 아직 “역부족”/김성애일가 앞으로 운명은

입력
1994.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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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 차원 등용후 거세될듯/김성애 3개직책 유지여부가 향후가늠 김정일의 대권승계가 확실시됨에 따라 계모인 김성애(70)와 슬하 「곁가지」들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9일 북한측이 발표한 국가장의위원회 명단 2백73명중에는 김성애당중앙위위원겸 여맹위원장이 1백4번째 서열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농근맹부위원장인 최성숙과 백인준최고인민회의부의장 사이에 겨우 끼어든 이 서열은 김일성주석의 미망인으로서는 대단히 초라한 위치이다.

 독재자가 재임중 사망했을 때 미망인은 종종 후계자 선택을 위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등 암암리에 권력자로 등장하는 사례가 많으나 김성애일가의 경우는 도리어 풍전등화의 불안속에 떨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북한전문가들은 대부분 김정일이 김일성주석 사후 친족간의 분열상을 노출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또 김성애등이 이미 김정일에 대한 충성을 서약했다는 점에서 당장 이들에 대한 「가지치기」를 벌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리어 가족화합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새로운 직책에 등용할 것으로 보는 관계자들도 있다. 단 장기적으로는 정권내부의 불안요인을 없앤다는 의미에서 서서히 거세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의 이복동생이며 김성애의 장남인 김평일(40)은 지난3월 주핀란드대사로 부임했다가 곧바로 본국에 소환된뒤 행적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북경의 외교가등에서는 그가 북한내에서 군계통의 새로운 직책을 맡았다는 등의 소문이 나돌아 외신을 타고 전해지기도 했고 지지(시사)통신은 중국의 군소식통을 인용, 『북한군부가 김정일보다 김평일로 돌아서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관계당국은 그러나 김평일이 경쟁자나 실력자로 등장하기에는 너무 기반이 허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일성과 모습이 가장 닮았다는 김평일은 88년부터 헝가리대사, 불가리아대사를 지낼당시 우리측 공관원, 대한무역진흥공사 직원등과 접촉하기도 했다. 우리측 공관원에게 비친 그는 부인이 부하공관원의 부인들에게 핀잔을 들을 정도로 허약한 위치에 놓여 있었다.

 김평일은 77년 김일성종합대, 81년 김일성군사대학을 졸업한뒤 유고무관과 호위여단장, 인민무력부 경비국장을 지내는등 군에서 35세때 대좌(대령)까지 승진, 김정일에게는 없는 군경력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군부내에서 인기가 높다는 소문이 있으며 김정일이 집권에 실패할 경우 생모의 후원하에 대타로 집권하게 될 것이라는 억측이 따라다녀 왔다.

 키가 1백80로 만능스포츠맨으로 알려진 그는 김일성종합대 재학시절 「만세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축구부 주장이었던 그는 경기 우승후 축하연을 마치고 팀동료들과 함께 연극구경을 갔는데 무대배우들이 『김평일동지 만세』라고 외친 것이 김정일에게 알려져 축구팀이 해체됐다는 일화가 남아있다.

 김성애는 모두 2남2녀를 두고 있는데 차남 영일(38)은 동독, 유고등에 체류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김일성사망당시에는 형 평일과 함께 평양에 있었던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장녀 경진은 김광섭 전주체코대사의 부인이다.

 이밖에 김성애의 친동생 성갑과 성현은 각각 해군사령부 정치위원, 호위총국 간부등을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도 군현역에 머무를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김성애는 기반조직인 여맹에서도 로봇과 같은 허세 위원장일 뿐 실권은 김정일의 친누이인 경희(48)당부장이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것.

 김성애는 지난해 11월15일 여맹전원회의에 참석, 보고를 하며 김정일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선언, 철저한 굴복의사를 표시했지만 이미 때가 늦었던 것같다.

 70년대전반 김정일, 김영주, 김성애가 치열한 권력다툼을 벌일 때도 김영주는 곁가지인 평일이 후계자가 되는데는 반대했다는 설도 있다. 공산주의 사회이면서도 유교적 전통이 남아 있는 북한에서 곁가지들의 운명적 한계를 보여주는 일화다.

 김성애는 현재 여맹중앙위원장 이외에 당중앙위위원,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위원등 모두 3가지의 공식직책을 갖고 있다. 당장 개최될 북한 당중앙위 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에서 그녀의 이 직책들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향후 김성애일족의 운명을 가늠하는 첫 징조가 될 것이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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