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졸도후 병상 사망… 현재론 설득력/조문 사절하자 강경파서 제거세 증폭 북한 김일성주석의 사망은 사고사인가, 자연사인가. 김주석이 8일 새벽2시에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34시간 후인 9일 낮12시에 발표됨에 따라 그의 사망이 「모종의 사고」로 인한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이 적지않다. 17일 거행될 김주석의 장례식에 외국조문단을 일체 사절한다는 「이례적인」 북한당국의 발표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단 현재까지 알려진바에 의하면 김주석은 동맥경화에 의한 심근경색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돼있다. 시간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잠자는 도중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했다」는 결론인 것이다.
이같은 추론을 가능케하는 정황으로 김주석이 최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우선 들수있다. 김주석은 지난 1일 평양주재 요르단대사를 접견하던 도중 졸도했으며 그이후 단 한차례도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김주석은 지난달 평남 온천군에 있는 「금당협동농장」과 평양 근교의 「대성구역 협동농장」을 다니며 현지지도 활동을 벌였다. 김주석은 또 6월 한달동안 모두 17차례나 공식석상에 나타나 이틀에 한번꼴로 「건강하고 의연한 모습」을 과시해왔던 것이다. 김주석은 그러나 지난 1일 이후 잠적했으며 매년 7월초 연례행사로 갖던 하계휴가지 순례도 못한 것으로 확인되고있다. 결국 지난 1일 노환과 과로, 동맥경화등으로 졸도한 뒤 병상에 누워있다가 일어나지 못한채 심장마비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 경우 김주석 사망 후 34시간, 혹은 졸도한 지난1일 이후 1주일간은 김정일이 자신의 기반을 김주석의 위치로 대체시키는데 소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주석의 사망사실을 발표했다는 것은 이미 김정일체제로의 1차적 권력이양이 마무리 됐음을 설명해주는 정황이 될 수있다.
김주석이 「불의」의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는 추측도 있을 수있다. 이 경우 일단 상정해 볼 수있는 것은 김주석이 강경파 측근에 의해 제거될 수 있었다는 추론이다. 북한의 대외정책이 핵문제등을 둘러싸고 대미·대한강경일변도로 지속돼 오다가 최근들어 김주석의 직접 주도로 대화분위기로 잡혀감에 따라 이에 대한 반발이 있을수 있었다는 대목이다.
그동안 김일성이 전세계 인민들로부터 추앙받고 있다고 선전해온 북한이 국제관례를 어겨가면서까지 외국조문단을 받지않기로 한 배경에 뭔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강경파에 의한 김주석 제거 가능성은 최근 김주석이 남북정상회담을 전격 수용하고 북한핵문제도 북미수교가 거론될 만큼 진전이 있자 이를 체제개방, 나아가 체제붕괴의 징조로 파악한 내부 세력이 있을 수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그러나 34시간이라는 시간적 여유는 북한 권력을 반전시키기에는 너무 짧다는 점과 이후 북한이 김주석의 장례일정을 발표하는등 내부정리를 마무리해나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내부강경파가 득세할 가능성은 현재로는 없는 듯하다.<정병진기자>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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