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흐름·시기 비슷하게 맞춰/“「사망」이듬해 대중봉기”관심 「김일성 주석의 사망 이후 북한은 정치적으로 극심한 혼란으로 빠져들 것이다. 권력을 승계한 김정일은 집권세력 내부, 혹은 집권세력에 대한 불만으로 파생되는 아래로부터의 권력투쟁을 겪게 된다. 김정일은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킴으로써 남북한간에 사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김일성이 사망한 다음 해에는 북한내의 불만세력에 의한 대중봉기가 발발한다. 김정일과 집권세력은 김일성의 사후 김정일의 우상화와 주체사상을 강조하는 등 주민통제를 더욱 강화하지만 정치적 경제적 불안때문에 체제저항세력이 부상하고 반체제 시위의 확산, 태업 및 파업 등으로 사회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이같은 현상으로 경제가 마비돼 북한주민의 남한으로의 망명과 탈출이 속출하고 남아 있는 불만세력에 의한 대중봉기가 일어난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북한 사회 내에서는 주체사상이 퇴조하고 탈 김일성화 현상이 나타난다. 이때문에 김정일은 일부나마 자유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게 되고 결국 공산주의 혁명노선을 포기한다. 이 와중에서 남북한 간은 국가관계를 수립하며 국제적인 자유와 분위기, 내부개혁 세력의 결집 등으로 인해 사회주의 체제의 내부 붕괴 과정이 진행된다. 김정일의 권력승계와 사회주의의 몰락 과정에서 북한 인민군의 정치개입이 실행된다. 쿠데타의 형식으로 나타나는 군부의 정치개입은 두가지 양상으로 나타나는데 김정일과 그 추종세력에 의한 친정 쿠데타와 반부자세습을 표방하는 군인들에 의한 쿠데타이다. 후자의 경우 대중적인 정치지도자가 나타나는데 이들에 의해 남한에 떠맡기는 듯한 통일이 이루어진다」
이같은 상황은 최평길교수(연세대)가 지난해 발간한 남북한 관계 예측서「미리 보는 코리아 2000」에 기술된 시나리오이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의 한반도 문제전문가 50명이 2000년까지 남북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태에 대한 예측을 담은 이 책의 내용은 김일성 사망 등 일련의 과정이 비슷하게 맞아 떨어져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과학적인 조사방법론을 사용한 이 책은 무엇보다도 김일성 사망, 전쟁발발, 통일 등의 사건을 구체적인 시기를 명시해 주목을 끈다.
이 책에서는 김일성의 사망을 94년이 아닌 1995년으로 예측했으나 정세변화의 흐름이 현실과 거의 비슷해 보인다. 김일성이 죽기전에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추진하며 한국과의 경제교류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기술하고 있다. 94년 김일성으로부터 권력을 승계받은 김정일은 경제특구를 활성화시키고 남북화해의 움직임 속에 초기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지만 결국 김일성의 사망으로 인해 종말의 길로 치닫는다.
김일성의 죽음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돌연한 사건이기 때문에 1년의 시차로 적고 있는 이 책의 북한정세에 관한 예측에 대해 다시 한번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김철훈기자>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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