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앞당길 계기될듯” 90년8월 구소련에서 한국으로 귀순한 정현씨(29)는 김일성주석의 사망소식을 전해 듣고『당황스럽지만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구소련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공업대학 금속공학부에서 유학중 탈출, 고여대 경영학과에 재학중인 정씨는 『북한동포들에게 약속했던 「기와집에 고기국 비단옷」은 커녕 굶주림만 안겨준 50년독재의 장본인이 죽은 것은 더없이 기쁜 일이며 역사적 필연』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그러나 파탄적인 성격의 김정일이 정권을 잡게 되면 북한동포들의 생활이 더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다. 정말 착잡한 생각뿐이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김정일의 권력장악력이 약해 내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생각보다 빨리 통일이 다가올지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하면서 『빨리 통일이 돼 2천만 북한 동포들이 고통에서 벗어나 평양에 있는 어머니와 동생들을 만나고 싶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8월25일 졸업하는 정씨는 8월8일부터 삼성물산에서 연수를 받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다.
귀순 초기 낯선 자본주의사회 체제와 새로운 학문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이 컸다는 정씨는 남한사회를 이해하고 생활에 도움이 될것이라는 생각에서 택한 경영학이 너무 생소하고 어려워 학업을 포기했다.
귀순유학생 7명과 함께 유학·수출자문회사를 차린 것은 곧바로 생활전선에 뛰어들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사업을 해보니 경영학의 필요성이 새삼스레 느껴져 다시 학업에 복귀, 더욱 학업에 열중했다. 그 덕분에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6학점이나 초과, 「코스모스 졸업」을 앞두게 됐고, 이미 직장도 결정됐다.<권혁범기자>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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