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급증… 과소비우려/국제원자재값 오름세·공공요도 들먹 최근 은행의 소비성가계대출이 급증, 과소비를 부추기면서 물가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경기회복과 더불어 소비증가세가 회복되는 가운데 대거 풀린 소비성자금은 국제원자재가격 상승 및 공공요금 현실화등과 맞물리면서 물가불안을 심화시키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에 따라 앞으로 각 은행들에 과소비를 부추길 우려가 있는 가계일반대출과 주식등 유가증권에 대한 투자를 최대한 자제토록 지시했다.
7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의하면 올들어 6월말까지 전체 은행의 일반자금대출 증가액은 5조68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2배정도 늘었으나 시중은행들의 가계일반대출규모 증가액은 2조1천8백6억원으로 전년동기(5천3백억원)에 비해 무려 4배이상 늘어났다. 월별로는 1월 1천5백29억원에서 3월 3천5백9억원, 5월 5천26억원등으로 대출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처럼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은 금융자율화등으로 은행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각 은행이 예금유치등을 위해 대출과 자동연계되는 상품을 많이 내놓은데다 상대적으로 손쉬운 개인대출에 더 치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개인대출의 대상은 중산층이상이 대부분이어서 이들이 대출받은 자금은 급한 가계보조용이라기보다는 자동차 가전제품 가구 장신구등 사치성 소비재의 구입이나 주식투자등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소비성 가계자금 대출급증은 과소비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지난 92년부터 진정국면에 들어갔던 민간소비는 올들어 경기상승과 함께 소비심리가 회복돼 올 민간소비증가율은 지난해(5.7%)보다 높은 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증가율은 경제성장률(7.8%)보다는 다소 낮아 꼭 집어 과소비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증가추세가 차츰 가파라지고 있는데다 92년이후 소비부진의 가장 큰 이유가 경기침체와 거품소멸에 따른 구매력감소였던 점을 미뤄볼때 최근과 같은 중산층중심의 소비성지출 증가는 전체 소비수준을 갑자기 높여 과소비로 흐르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상황만으로도 하반기 물가는 불안한 상태다. 세계경제 회복과 함께 국제원자재가격이 오르고 국내경기상승으로 민간소비도 증가할 것이므로 물가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공산품가격과 서비스요금이 엔화 강세등에 따른 원자재수입가격의 상승과 공공요금의 현실화등으로 원가부담이 늘어나 오름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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