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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과 북·미회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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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과 북·미회담(사설)

입력
1994.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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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부터 열리는 미국과 북한간 3단계회담의 진전과 결과는 한반도와 그 주변의 변화와 질서재편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그 의의는 막중하다. 특히 3단계회담이 앞으로 있을 남북한 정상회담의 성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정부는 3단계회담을 정상회담과 연계시킨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일반적인 연계방침만으로는 안된다.

 이번 회담이 지닌 가장 중요한 점은 말썽많은 북핵을 해결하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점이다. 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이 각기 변의와 이해에 따라 적당한 선에서 핵문제에 합의한다면 장차 핵문제에 대한 한국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자칫 더 이상 거론할 수조차 없게 된다. 정부는 한낱 구경꾼, 국외자로서 시종해서는 안된다. 차제에 북핵투명성이 완전히 확보될 수 있게 미국을 통해 분명히 쐐기를 박아야만 한다.

 이번 회담에서 초점이 될 핵해결에 대해서는 미국과 북한이 다른 의견과 함께 유사한 입장을 갖고 있다.

 즉 미국은 영변의 5원자로에서 빼낸 8천10개의 연료봉을 완전폐기 또는 미국기술진에 의한 검증및 제3국서의 재처리등으로 핵개발을 중단, 포기한다면 수교까지 포함한 관계개선과 현흑연감속원자로방식에서 경수노로의 전환지원등을 약속한다는 것이다.

 반면 북한은 김일성주석이 카터전미대통령에게 다짐한대로 회담중에는 일단 일체의 핵개발을 중단하고 앞으로 경수노건설지원과 수교, 선제핵공격을 않는다는 보장등과 북의 핵개발 중단을 일괄타결하자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과거의 북핵개발」이 실종될 여지가 크다는 점이다. 과거핵규명을 위해서는 미신고된 2개의 핵폐기물 저장소에 대한 사찰이 필수적인데도 최근 들어 미국은 이 부분에 관한 주장의 강탁를 낮추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클린턴정부가 외교적미숙·실패라는 비난과 골치아픈 북핵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직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복귀약속과 핵개발포기에만 무게를 두어 많은 것을 내어주고 일괄타결방식으로 매듭지을 경우 사태는 심각해진다. 앞으로 핵문제는 거론할 길이 없게 되고 미국과의 관계개선과 체제보장을 다짐받은 득의의 김일성주석은 과거에 개발한 핵을 지닌채 정상회담에서 평화와 자주, 통일등을 앞세워 판에 박은 선전과 정치공세를 펼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상회담이 진정으로 긴장해소와 화해를 논의할 수 있는 생산적 회담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핵문제는 3단계회담에서 완전히 매듭되도록 하는 사전노력이 긴요하다. 더욱이 미국이 대북화해에 급급하여 일괄타결서 저들의 요구대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문제를 논의하는 일 역시 반드시 막아야 한다.

 정부는 바로 정상회담의 성패가 3단계회담에 달려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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