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주석과 결혼시기 53년·63년 엇갈려/한때 막강권력 휘둘러… 최근 복권추세 대통령부인 손명순여사가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하게 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김일성주석 부인 김성애여맹중앙위위원장과 오는 25일 남북정상 부인간의 회동도 예상되고 있다.
손여사와 김위원장간에는 모두 맏딸이고 아들을 둘 두고 있으며 한복을 즐겨입는다는 것 외에는 뚜렷한 공통점은 없다. 나이는 손여사가 29년생으로 24년생인 김위원장이 5살 위. 그러나 결혼은 대학재학중이던 51년 화촉을 밝힌 손여사쪽이 빠르다.
김주석과 김성애의 결혼연도는 53년설에서 63년설까지 분분하다. 통일원과 안기부등 관계당국은 김성애의 장남인 김평일의 나이(54년생)를 기준, 결혼식을 53년으로 보고 있으나 과거 귀순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55년9월로 보는 전문가도 있고 하와이대 서대숙교수와 일본전문가등은 63년으로 보고 있다.
날짜가 이처럼 불분명한 것은 결혼식 자체가 극소수만이 참가한 가운데 은밀히 거행됐기 때문. 김주석의 동생 김영주부주석과 본처인 김정숙소생인 김정일당비서는 이 결혼에 불만을 품고 식에 참석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정일이 후계자 자리를 굳힌 70년대부터 극히 최근까지 20여년간 김성애는 북한내에서 공식지위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불편한 위치에 있었다. 현재까지도 그녀의 출신이나 경력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고 있다.
본명이 김성팔이라고도 하는 그녀는 황해도 해주에서 출생(평남 출생설도 있음), 해주여자사범(평양여자사범설도 있음)을 나와 잠시 교사생활을 하다 사회안전부의 타자수로 일하다 김주석을 만나게 됐다. 당시 노동당중앙위부위원장이며 여맹위원장이었던 박정애가 49년 분만중 사고로 본처를 잃었던 김주석에게 그녀를 소개한 것. 박정애는 한 군중집회에서 김성애가 김주석에게 꽃다발을 바치게 한뒤 그녀를 내각 사무국 비서로 옮겨 당시 수상이었던 김주석의 곁에서 일하게 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혼후 잠시 모습을 감추었던 김성애는 빨치산 출신이며 최광총참모장의 부인인 김옥순의 후임으로 65년 여맹부위원장, 70년 당중앙위위원, 71년 여맹위원장등 공식직책을 맡으면서 한때 권력자가 된다. 당시 그녀는 김주석의 후광을 업고 양잠사업과 군원호사업등 막대한 이권을 여맹산하에 두는가 하면 지방시찰중 지방당책임자들을 즉석에서 해임하는등 권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이 때의 「월권」이 치명상이 됐다.
74년1월 신년식을 보도한 북한언론에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김정일이 그녀의 의자를 빼앗아 버렸다는 귀순자들의 증언도 있다. 당조직부를 장악한 김정일은 같은 시기 김성애의 비리보고서를 작성하고 여사칭호를 박탈하는가 하면 그녀가 해임시켰던 군·당책임자들을 모두 복직시켰다. 반면 친동생 성갑과 성호는 각각 평양시 인민위원장과 당조직부부장등 요직에서 좌천됐고 김성애에 대해서는 가택연금설이 나돌았다.
이후 외국원수들이 부부동반으로 북한을 방문할 경우 김성애는 김주석을 동반, 행사에 참가했지만 북한언론들은 사진에 그녀가 나타나지 않도록 편집을 했고 직책과 이름을 넣지 않은 채 「부인」으로만 보도하는 수모도 당했다. 지난해 11월15일 여맹전원회의에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내 김정일시대가 도래했다는 내용의 보고를 하면서 서서히 신문에 이름이 나오는등 복권되는 추세다.
그러나 지난 4월 시아누크 캄보디아국왕부부가 평양을 찾았을때 그녀도 영접행사에 참가했으나 보도되지 않았고 카터가 방북했을 당시도 미CNN방송에 화려하게 비춰졌을 뿐 북한방송은 그녀의 행적에 관해 일절 보도를 하지 않았다. 불안한 「제1여성」의 위치를 감수하고 있는 김성애로서는 남북정상회담에 동석하는 것이 가장 「화려한 외출」로 손명순여사가 동행한다는 소식을 내심 크게 반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김성애의 슬하에는 경숙(41·여), 평일(40), 영일등 2남1녀가 있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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