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정부 “분위기 좋아졌다”… 희망적 관측/중국측 중재도 호재… 회담은 장기화될듯 미국정부는 8일의 제네바 북미 3단계회담이 남북정상회담과 맞물려 있는 데다가 북핵문제의 철저한 규명절차등을 감안해볼때 장기화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7월의 대좌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고위급회담은 여러가지 낙관적인 조짐에도 불구하고 양측간의 현격한 입장차 때문에 성패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기본적으로 북한은 이번 회담을 수교협상의 서막으로 간주하고 있는데 반해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핵문제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이번 협상에 대한 기본인식뿐만 아니라 전략에서도 현격한 차이를 드러내고있다. 북한측은 김일성주석의 핵개발 동결 약속에도 불구하고 모호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대미 관계개선이라는 확실성을 수중에 넣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미국은 비록 순서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북핵활동의 과거 현재 미래를 철저하게 규명하지 않고는 관계정상화로의 직진이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워싱턴의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은 북미 고위급 회담이 「길고도 험난한 협상」이 될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미국측의 공식입장은 『대화가 건설적인 한 계속한다』는 것이며 북한측은 『대화가 계속되는 한 핵개발계획을 동결한다』는 것이다. 이렇게보면 대화의 생산성 여부에 대한 판단의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협상이 진통을 겪게될 소지가 크다.
백악관의 한 고위관리는 지난달 30일 제네바회담과 관련한 배경설명에서 이번 회담에 임하는 북한측의 진실성 여부는 8∼9일의 1차회담을 보면 대충 파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그동안 수차례 강조해온대로 북한이 핵투명성을 철저히 보장하면 경제및 안보분야에서의 반대급부는 물론 양국관계가 단계적인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 채비가 돼있다는 입장이다.
제네바 회담을 보는 미행정부내의 분위기는 조심스런 낙관론이 약간 우세하다. 이같은 낙관론은 무엇보다도 북한측이 남북대화와 고위급회담에 전례없이 열성적이라는 점에 기초하고 있다.
미행정부내의 낙관론자들은 북한이 카터전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핵카드를 대미수교와 맞바꾸기로 결심한 것으로 판단하고있다. 이들은 이같은 시나리오에 따라 북한이 김주석의 핵동결 약속을 궁극적으로는 이행할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북핵문제의 뜨거운 쟁점으로 남아있는 과거의 핵개발 의혹도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상호사찰로 결국은 풀려나갈 것으로 전망한다. 물론 여기에는 미국의 적절한 유인책이 필수조건으로 거론된다.
이같은 낙관론에 장미빛을 더하는 요인은 이번 회담을 둘러싼 주변 환경이 지난해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북한측의 태도변화를 유도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있는 중국의 막후 중재도 이번 회담의 순항을 돕는데 적지않게 기여할 전망이다. 북한과 미국정부 양측에 대해 『언제든지 중재역할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선언한 카터전미대통령의 존재도 이번 회담에 생기를 불어넣는 활력소로 작용할 게 틀림없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