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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 「태백산맥」촬영 절정/현장 전남보성 회령장터를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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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 「태백산맥」촬영 절정/현장 전남보성 회령장터를 찾아

입력
1994.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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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개봉 앞두고 막바지 비지땀/80%진행… 주민들 엑스트라 자원“실감연기” 임권택감독의 대작영화 「태백산맥」의 촬영이 작품 속의 무대인 전남일대에서 한창 진행되고 있다. 현재 촬영하고 있는 곳은 전남 보성군 회천면 회령리 회령장터. 수령이 4백년이나 되는 팽나무가 마을앞 공터에 그늘을 드리운 한편으로 슬레이트지붕을 얹은 1∼2평규모의 노점 20여개가 어깨를 맞댄 전형적인 시골장터다.

 군경에 쫓겨 산으로 피신했던 빨치산 염상진(김명곤 분) 부대가 마을로 내려와 경찰에게 정보를 준 장터댁(이미경 분)을 처단하는 장면이 촬영되고 있다. 장터댁을 처단하는 임무는 그녀를 마을의 거점으로 이용하기 위해 정을 통해온 하대치(정진권 분)가 맡았다.

 너덜너덜한 인민군복과 텁수룩한 머리, 얼굴이 검게 탄 염상진부대는 군경에 몰려 험산계곡을 헤맨 병사들답게 눈에 살기가 돌고 있었다. 이들과 진짜 마을사람들인 엑스트라가 지켜보는 가운데 팽나무아래서 배신자의 처단식이 거행됐다. 하대치가 장터댁을 밀어붙이고 총을 쏘자 엑스트라들사이에서 『악』하는 소리가 실감나게 터져 나왔다. 이와 함께 장터댁의 가슴에서 붉은 피가 치솟았다. 피는 식용염료를 탄 물엿주머니로 만든 것. 이 장면은 NG가 나면 물엿이 묻은 저고리를 빨아 입고 다시 촬영을 해야하기 때문에 몇 차례의 연습을 거쳐 촬영에 들어갔다. 다행히 이날 촬영은 NG없이 단 한 차례로 멋지게 끝나 스태프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지리산의 한 자락에 위치한 이곳은 순천 벌교등과 함께 전남 일대에서 좌우익 대립이 극심했던 지역중 하나다. 군경과 빨치산의 대치 속에서 죄없는 마을사람들이 숱하게 죽은 곳이다. 촬영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한 노인은 『참 억울하게들 많이 죽었제. 이제라도 그 시절 얘기를 영화로 찍는다니 억울한 넋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라고 「태백산맥」의 영화화를 반겼다.

 이곳 사람들에게 임권택감독과 영화 「태백산맥」은 잘 알려져 있다. 주민들은 촬영이 있는 날이면 만사제치고 나타나 엑스트라로 출연하거나 촬영과정을 지켜본다고 제작진은 밝혔다. 「태백산맥」은 현재 80%정도 촬영했으며 추석프로로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보성=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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