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기획산업 키우자”/저명음악가 거의 외국사 “의존”현실/매니지먼트·출반 이제 “우리 손으로” 백혜선씨의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공동 3위 입상은 한국 국적으로 명기된 최초의 수상이면서 한국 매니지먼트사에 소속된 세계적 피아니스트의 탄생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백씨는 90년 7월에 한국의 공연기획사인 미추홀예술진흥회(대표 전경화)에 연주와 음반계약 주선을 일임하는 계약을 맺었다.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의 한국인·한국계 대거 수상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좋은 음악가를 배출하는데 그치지 말고 매니지먼트와 음반출반등 음악산업에 좀더 관심을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 정명훈 정경화 백건우 김영욱 조수미 장영주등 세계 정상급 음악가들을 대거 배출했으나 이들은 대개 외국의 유수한 기획회사, 음반회사에 소속돼 있다. 때문에 한국출신 음악가의 음반도 모두 외국사에서 출반한 것을 역수입할 정도로 이들은 음악산업에서 소외돼 있다.
반면 정경화가 레벤트리트 콩쿠르에 우승할 때 핑커스 주커만이 공동수상한 것은 음악산업을 잡은 유태계의 입김 때문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같은 수세를 타개하려고 삼성나이세스는 우선 한국이 낳은 세계적 음악가의 음반을 차례로 만들 계획이다. 첫 음반으로 조수미의 한국가곡집이 8월께 출간되며 이어 정명훈 신영옥 홍혜경 김영미 정명화의 음반을 내놓는다.
음반 출반을 계기로 국내 기획회사인 CMI사(대표 정명근)가 이들의 국내 매니지먼트도 맡는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한국음악산업이 우리가 배출한 음악가를 바탕으로 동반 발전해야 한다는 것은 옳지만 현실로는 한계가 있다. 전경화씨도 『아직은 우리가 세계공연을 주선할 정도로 기획력이 없다. 백씨에게도 이번 수상 후 외국의 기획회사가 전속을 제의한다기에 우리의 독점을 고집하지 않고 백씨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하라고 권했다. 가능하다면 동아시아권의 매니지먼트는 맡을 생각이다. 이 시장도 만만치 않다』고 말한다.
이번 대회 바이올린 부문에서 1등없는 2등을 한 제니퍼 고의 고모인 피아니스트 고중원씨(단국대 교수)도 『음악가의 성장을 위해 세계적인 기획사에 소속시키되 한국만은 예외로 한국 기획사가 맡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절충안을 제시한다.【서화숙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