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악도들이 권위있는 국제음악콩쿠르를 휩쓸고 있다. 29일 발표된 제10회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피아노의 백혜선, 바이올린의 제니퍼 고 이경선, 첼로의 엘린 문이 한꺼번에 상위입상함으로써 한국인의 예술적 재능을 과시했다. 3주전인 6월 10일엔 세계적으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제34회 이탈리아 베르디 국제성악콩쿠르에서 바리톤 유승공씨와 테너 임재홍씨가 1등이 없는 공동2위를, 테너 김상곤씨가 3등을 차지해 한국인의 목소리를 세계에 널리 울려 퍼지게 한바 있다. 한국음악인들의 해외무대에서의 이같은 활약은 안팎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청량제와 같은 반가운 소식으로, 이들의 예술적 성취에 자부심을 느낀다.
한국 음악도들의 해외콩쿠르나 무대에서의 활약은 화려하기만 하다. 그 선도적역할을 한 것이 기악부문이다. 그것도 74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피아노부문에서 2위를 한 정명훈(프랑스 국립바스티유오레라극장 음악총감독)을 필두로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 부문이 중심을 이뤘다. 해외콩쿠르에서의 입상도 이 분야가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90년대에 접어들면서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성악부문의 활약이 기악부문 못지않게 두드러지고 있다.
성악가들의 대표적인 활약만 꼽더라도 바리톤 최현수씨(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교수)가 89년 베르디국제성악콩쿠르와 90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각각 1위를 했다. 91년엔 바리톤 김동규씨가 역시 베르디국제성악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해 성악의 나라 이탈리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최씨와 김씨외에도 소프라노 조수미 홍혜경 문혜옥 신영옥 이종미 조유미, 테너 최승원, 베이스 윤광철씨등이 권위를 자랑하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콩쿠르등에서 우승하거나 상위입상을 하고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등의 주역으로 발탁되는등 한국의 목소리를 세계에 드높이고 있다.
성악가들의 눈부신 부상은 해외에서 공부한 선배들이 그동안 닦아 놓은 토양위에서 흥과 멋속에 살아온 우리 민족의 예술적 저력이 꽃을 피운 것으로 장르의 다양화란 점에서도 평가할 만하다.
아쉬운 것은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들 음악가들이 보다 세계적인 연주가나 성악가로 성장하도록 뒷받침할 수 있는 국민적 성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국내에는 권위있는 콩쿠르 하나 없는 실정이다. 모두 해외로만 눈을 돌리고 있다.
우리의 위상을 확실히 하고 현재 국제적으로 성가를 높이고 있는 우리음악인들의 대를 잇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귄위를 인정받는 콩쿠르를 육성하고 어려서부터 음악적인 재능이 있는 인재를 체계적으로 교육시키는데 우리의 역량을 쏟아야 한다. 이것은 또한 현재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리음악인들이 세계적인 성악가나 연주가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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