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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서울에 올까/“미·일과 관계개선땐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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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서울에 올까/“미·일과 관계개선땐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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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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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남체제인정 등 곳곳 변수/북측 “곤란한 사정”… 내용궁금 김일성주석이 과연 서울에 올 것인가. 이같은 의문은 평양정상회담에 이어 2차 정상회담 또한 열릴 것인가란 문제와 김주석이 서울에 오기를 꺼린다면 그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란 문제와도 직결된다.

 우리측은 지난 28일 예비접촉에서 정상회담개최를 위한 합의서에 반드시 상호주의원칙에 의거한 상호방문을 명문화하려 했으나 북측이 이를 끝까지 거부, 『다음 회담은 쌍방 정상의 뜻에 따라 정하기로 한다』는 북측요구안을 수용하는 선에서 합의를 봤다. 다만 합의서 서명후 이홍구부총리 겸 통일원장관은 『이 문제는 상호주의원칙에 따른 이해 차원의 문제』라며 『북측도 이같은 상호주의원칙을 이해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 2차 정상회담의 성사 여부는 상호주의원칙을 남북양측이 수용한 것으로 우리측이 일방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가운데 북측으로부터 확실한 보증은 받아놓지 못한 상태다. 다시 말해 평양에서의 단 한차례 정상회담만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기본원칙조차 예측이 불확실한 이유는 무엇보다 김주석이 서울에 오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예비접촉에서 북측대표들은 김주석의 서울방문문제를 놓고 우리측과 격렬한 설전을 벌이다 막판에 가서는 「곤란한 사정」을 이유로 약속할 수 없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전문가들은 이 곤란한 사정에 대해 다각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 우선 수많은 동족상잔의 6·25를 일으킨 장본인으로서 한 마디 사죄도 없이 떳떳하게 서울땅을 밟을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이와 함께 서울에서의 신변보장이나 시위등 혼란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또 「미제국주의로부터의 해방」도 안된 상태의 남한 수도를 방문하는 것 자체가 남한체제를 인정해주는 꼴이 돼 북한주민들을 설득할 논리가 서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곧 지금까지 견지해온 「조선은 하나다」는 정책을 포기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김주석이 올해 82세의 고령인데다 건강 또한 좋지 않다는 점도 이유중 하나다. 지난번 고위급회담 때 평양을 방문했던 한 관계자는 『김주석이 식사를 하는 동안 반드시 수행원이 옆에 서 있다가 조금 과식한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음식을 낚아채 가더라』고 전했다. 하루 12시간 이상 휴식을 취하며 정해진 식단과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김주석의 생활리듬이 서울방문으로 자칫 타격을 받을 우려가 있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북한에서도 좀처럼 그 모습이 공개되지 않는 「위대한 수령」이 후두부가 불거진 볼썽사나운 모습의 노구를 이끌고 서울에 올 경우 그 모습이 만천하에 공개되는 것이야말로 김주석이 서울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오는 7월 8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북미 3단계회담과 그 이후의 북미, 북일관계개선 여하에 따라 김주석의 서울방문이 결코 부정적이지마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만만찮다. 또 김주석의 건강이 안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에도 몇 군데 협동농장을 직접 시찰하는등 왕성함을 과시하고 있는 점도 김주석의 서울행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

 꼭 서울이 아니더라도 남한내 제3의 장소에서 2차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다.  결국 현재로서는 김주석의 서울행이 이루어질지 여부는 평양 정상회담에서 판가름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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