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열기로 한 것은 무엇보다 한반도의 긴장과 적대관계해소, 그리고 두터운 불신의 벽을 헐려는 것이 주목적이다. 이같은 역사적인 공동화해노력에 합의했음에도 북한은 이중적인 해괴한 행동을 서슴지않고 있다. 한쪽으로는 평화를 다짐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남비방·중상과 정권타도선동에 열을 올리고 있음은 실로 개탄할 일로서 그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돌이켜보면 북한의 이중적 태도는 오래전부터 계속돼왔다. 분단후 6·25전까지 통일협상을 제의하면서 몰래 남침준비를 해온 것을 비롯, 1971년 화해의 장전인 7·4남북공동성명이 나온 후 뒤로는 땅굴을 파기 시작한 것도 잘 알려진 일이다.
7·4성명의 경우 2항에서 「긴장완화와 신뢰분위기 조성을 위해 상호 중상·비방과 대소무력도발을 하지 않는다」고 규정했고 또 제2차 남북 조절위회의서는 72년11월11일영시를 기해 상호비방방송 및 휴전선에서 확성기에 의한 선전방송, 그리고 상대방지역에 전단살포 중지등을 합의했었다. 하지만 얼마 뒤 북한은 약속을 어기고 대남비방을 계속했다.
특히 북한은 문민정부 출범이래 모든 선전기관과 당·정기구를 총동원해 비방·중상과 정권타도 선동에 날로 열을 올리고 있다. 올들어 김일성이 신년사에서 『문민정권이란 허울뿐이고 군사독재정권과 다름이 없으므로 더이상 기다릴 것도 지켜볼 것도 없다』고 타도 선동한 것을 비롯, 소위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낸 「문민정부집권1년 죄행고발장」은 김영삼대통령을「추악한 사대매국노」 「극악한 팟쇼독재자」 「전쟁광신자」 「악랄한 반통일주의자」 「민족반역자」라고 매도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5월이후에는 근로자들의 임금및 노사분규확산, UR협정반대,그리고 한총련출범을 계기로 학생들의 반정부투쟁등을 부채질하는 한편 6월1일부터 8월15일까지 예정으로 소위 민족대단결 소동을 벌여오고 있다.
이처럼 대남비방·선동을 더욱 격화시키면서 김일성은 내달 김영삼대통령과대좌하게 된 것이다. 김일성이 대남적화야욕을 버리지않고 핵을 움켜쥔채 남의 정부와 김대통령에대한 온갖 중상을 계속하면서 정상회담을 열어봤자 아무리 기막힌 약속을해도 결과는 형식적인 수준을 넘지못할 게 분명하다.
따라서 북한이 진심으로 남측과 평화와 화해및 공존공영을 원한다면 북에 대한 불신감을 조금이라도 씻기위해 즉각 모든선전 매체와 휴전선을 통한 대남비방방송·선전·선동의 중단을 선언하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 정부 역시 어떤 일이 있어도 이를 묵과해서는 안된다.
이번 남북합의서에서도 「정상회담 분위기를 좋게 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고 약속한만큼 오는1일 열리는 2차예비접촉에서 비방방송등의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다짐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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