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 산증인」 회원30명 안내활동/“동족상잔 생생히 알려 보람” 『6월만 되면 밤마다 가위에 눌립니다. 두번 다시 이땅에서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성심껏 안내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대한상이군경회(회장 윤재철) 서울지부소속 김종렬씨(65·서울 성동구 중곡2동)등 30명은 지난 10일 개관한 서울 용산구 용산동 전쟁기념관에서 각 전시실의 안내를 자원,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6천2백여평에 이르는 전쟁기념관에 설치된 전쟁역사실등 각종 전시실과 이를 잇는 각층의 복도에서 관람객들에게 그들이 체험한 「역사의 진실」을 알리기에 상처입은 몸을 아끼지 않는다. 이 곳의 관람객수는 평일 4천∼5천여명, 주말과 공휴일은 1만여명이나 되는데 최근에는 한반도상황과 맞물려 외국관광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아 더욱 보람을 느낀다.
관람객들은 「살아있는 역사의 증인」인 상이군경회소속 자원봉사단들의 온몸안내와 생생한 경험담을 들으며 전쟁의 참혹성을 피부로 느낀다.
51년 6월 육군 32연대 수색중대 소대장으로 강원 금화 저격능선 375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중공군과 격전을 치렀던 김씨는 『한국전을 겪은지 40여년이 지났으나 소중한 전쟁사료들이 정리되지 않아 전후세대들에게 동족상잔의 진상을 생생하게 알려줄 기회가 적어 안타까웠다』며 젊은이들에게 한국전의 올바른 이해와 참된 교훈을 일깨워주는 것이 보람이라고 말했다.
입구에서 호국추모실에 이르는 1백50여의 복도안내를 맡고있는 김씨는 호국관을 장식하고 있는 높이 27의 반구형의 천장 중앙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자연광과, 이를 받쳐주는 사발형태속의 태극형 크리스털, 그 위에서 끊임없이 솟아 넘쳐흐르는 물의 조화가 영구한 민족혼을 암시한다고 설명한다. 또 반구형의 천장위에 동아줄의 매듭을 묘사한 벽화는 한민족의 단결을 의미한다며 6·25가 준 참 교훈이 이곳에 배어 있다고 역설한다.
전쟁기념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기 전 지하철 양재역에서 자치봉사활동에도 참여했던 김씨는 28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예비접촉이 좋은 결과를 냈다는 소식에 내년부터는 「가위눌리는 6월」이 되지 않기를 기원했다.
김씨는 그러나 『북한측이 혹시나 핵개발 준비를 위해 시간벌기식의 기만적 전술을 펼 수 있다는 가능성에 정부는 만반의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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